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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 미주장애인체전 시키고선수단 총괄 백민애 부회장 인터뷰
“장애인 교류 매개역할 기대, 체전 후 장애인 인식전환 꾀할 것”
*박영주 기자(yjpark@kakao.com)
*MAY 8. SUN at 10:06 PM CDT
미국 한인 장애인 동포들이 모여 처음 ‘제1회 전미주 장애인 체전’을 연다. 6월 17, 18일 양일간 캔자스 ‘뉴 센츄리 필드하우스’(New Century Fieldhouse)에서 개최하는 이번 대회에는 미주 전역의 장애인 선수를 포함해 총 1,200여 명이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회를 주최하는 재미 대한장애인체육회(회장 안경호. kpsausa.org)는 지난 2018년 9월 22일 워싱턴DC에서 출범식을 갖고 활동을 시작했다. 직전 재미대한체육회 회장이었던 안경호 회장이 주도했다. 이 단체 설립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 바로 백민애 부회장(출범 당시 사무처장). 본부 임원으로 현재 체전에 참가하는 시카고 선수단을 총괄하고 있다.
백 부회장은 1988년 서울패럴림픽 당시 100m, 200m 육상 금메달리스트로서 2014년 남편, 딸과 함께 시카고로 왔다. 애초 제1회 전미주 장애인 체전은 지난 2020년 열 계획이었지만,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순연됐다. “선수단 부모님들의 열정에 감사드린다, 그만큼 한인사회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는 백 부회장을 지난 7일 전화로 인터뷰했다.
재미대한장애인체육회는 백 부회장이 재미대한체육회 안경호 회장을 임기 끝날 무렵 찾아가 ‘맡아달라’고 부탁하면서 태동했다. 시카고를 포함해 현재 미주 전역 15개 지회가 활동하고 있다. 그는 미국에서 처음 열리는 장애인 전국 대회임에도 많은 선수들이 참가하는 것을 반겼다. “짧은 기간 첫 대회에 이렇게 많은 선수단이 참가한 것은 비장애인 체육회도 못했을 것”이라는 게 백 부회장 판단이다.
그가 설명하는 장애인체육회 설립 목적. “2020년 통계에 따르면, 미국 내 한인 장애인 수가 전체 한인의 10%에 달합니다. 장애인 체육인 단체를 만들어 장애인 체육을 활성화하고 한인사회 결집력과 자부심을 일깨우는 매개체 역할을 하자는 게 체육회 출범 목표였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미 전역의 장애인들이 만나 네트워크를 만들고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생활체육을 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것을 우선 고려했습니다.”
백 부회장이 시카고선수단 총괄을 맡게 된 것은 재미 대한장애인체육회시카고체육회 회장 공석 등 현실적인 이유 때문이다. 대회 날짜가 다가오면서 “일단 5명이라도 데리고 가야겠다”며 맡은 지 한 달 반, 지금 참여 선수단 규모는 선수 14명을 포함해 부모·임원·자원봉사자 등 30여 명으로 늘었다. 참여 요구가 많아 신청 마감을 5월 중순으로 연기했다.
6월 첫 대회는 수영과 태권도, 골프, 육상, 탁구, 볼링, 테니스, 한궁, 보치아 등 9개 정식종목과 프리즈비 날리기, 축구공 멀리차기, 콘홀 게임, 팔씨름, 스크린사격 등 5개의 시범 종목 외 가족이 참여할 수 있는 5가지 종목(한궁, 팔씨름, 탁구, 스크린사격, 프리즈비 날리기)을 추가했다.
세 부문 모두 참가 신청을 한 사람이 참여할 수 있으며, 각 종목 1등 점수를 합산해 금-은-동메달을 가리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단, 시범경기 경우 참가신청을 하지 않은 사람도 현장에서 누구나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시카고 선수단이 참가할 종목은 수영, 골프, 육상, 탁구, 볼링, 한궁 등이다.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다. 그만큼 고마운 사람도 많다. 흔쾌히 선수단장을 맡아준 이동렬 단장은 “든든하”고, 박건일 사무국장은 “고맙다”. 무엇보다 더 감사하고 큰 힘이 되는 건 선수 부모들이다. 대회 참가를 권했을 때 처음 뜨악했던 이들이 지금은 “누구보다 더 힘이 된다”며 백 부회장은 이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시간에 쫓겨 ‘참가에 의의를 두자’는 백 부회장을 독려해 ‘내친김에 우승하고 오자’며 열심인 것도 학부모들이다. 그는 “목표가 없었는데, 그게 생기고 나니 대회 준비 자체가 너무 재밌다”고 말했다.
다만, 체전에 대한, 참가 선수단을 위한 한인사회 지원은 크게 부족한 편이다. 백 부회장은 남은 기간 주요 한인 기관과 단체 등을 만나 관심과 후원을 이끌어낸다는 방침이다. 개인 후원도 더 많았으면 하는 게 그의 바람이다. 이번 대회 총 소요 예상비용은 1만 5,000달러 수준. 대회를 불과 한달 여 남기고 턱없이 부족한 후원이지만, “최선을 다하겠다”고 백 부회장은 자신을 격려했다.
“올해 첫 대회인 만큼 큰 욕심은 내지 않습니다. 장애인 친구들을 사회 구성원으로 만드는 건 한인들 관심인 것 같습니다. 후원이 아니더라도 응원과 관심, 격려가 이들을 이끌어내는 데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게 장애인을 자식으로 둔 부모님에게도 큰 힘이 될 겁니다. 약자를 생각해주는 한인 동포분들이 많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새 숙제도 생겼다. 체전을 다녀와 백 부회장은 시카고 장애인 체육 활성화에 더 힘 쏟을 예정이다. “어머님들과의 약속”이며,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하는 크고 작은 대회도 자주 열 계획이다. 아울러 한인사회 장애인에 대한 인식 변화도 적극 꾀할 방침이다. 체전을 준비하며, 백 부회장이 특히 ‘많이 부족하구나’ 느꼈던 부분이다.
장애인체육대회는 홀수 해 열리는 비장애인 체육대회를 고려해 격년제로 짝수 해에 열린다. 2024년 열리는 제2회 대회 개최지는 아직 미정이다. 백 부회장은 “미주 전역에서 참가해야하기 때문에 1회와 2회 대회는 중서부에서 열 계획”이라며 “체전이 끝나고 총회에서 다음 개최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카고는 어떠냐고 묻자 그는 “그랬으면 좋겠다”고 웃었다.
이번 대회 한국에서는 선수단이 참가하지 않는다. 코로나19 영향이기도 하지만, 백 부회장은 ‘한국 불참’이 많이 아쉽다. 대한장애인체육회 정진완 회장과 몇몇 임원진이 직접 대회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백 부회장은 미주 한인 장애인들을 위한 한국의 관심도 촉구했다. 환경은 미국이 더 낫지만, 인종차별이나 서류미비자 장애인 처우 등 한인 장애인들이 느끼는 또 다른 어려움을 생각하면 모국의 관심이 그만큼 큰 힘이 될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한국보다 나은 장애인 시설 등 환경은 미국이 더 좋은 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한인 장애인들은 인종차별 등 또다른 소외를 겪고 있습니다. 또 돌봐야 할 서류미비자 장애인들도 많습니다. 한국이 관심을 두면 우리도 자긍심을 갖고 보호받는 느낌이 들 거예요. 모국에 대한 자부심을 품을 것이고, 그럼 한인 장애인들이 좀 더 자신을 자랑스럽게 생각할 수 있을 것입니다.”
선수단은 6월 16일 출발한다. 차로 8시간 정도를 가 대회에 참가한다. 목요일(16일) 갔다 일요일(19일) 돌아오는 빡빡한 일정이다. 백 부회장은 “선수들과 안전하게 다녀오는 게 목표”라며 “가는 날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후원 문의: 백민애 부회장 224-578-16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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