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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뉴스씨] 폭스뉴스 터커 칼슨 해고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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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맹비난, 전 프로듀서 소송, 음모론 우려 등 ‘여러 해석’

박영주 기자 Apr 24. 2023. MON at 9:50 PM CDT
[업데이트] Apr 26. 2023. WED at 10:30 PM CDT

폭스뉴스(Fox News)는 왜 간판 앵커 터커 칼슨(Tucker Carlson)을 해고했을까. 이에 대한 여러 요인 분석이 나오기 시작했다. 칼슨 자신도 당일까지 해고 사실을 몰랐을 만큼 급작스러운 해고라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렸다. 다음은 월스트리트 저널(WSJ)과 LA타임스, CNN 등에서 보도한 ‘칼슨 해고 이것 때문일 것’이라고 내부 관계자 등의 말을 인용해 보도한 내용들. 한데 모아봤다.

폭스뉴스는 왜 터커 칼슨을 해고했을까.

[업데이트_22:230426] ▲터커, 침묵 깼다

침묵 깬 터커 칼슨 26일 트위터에 2분 남짓 ‘해고 소감’을 남겼다. 방송에서 벌어지는 토론을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어리석다”거나 “전혀 관련이 없다”고 비난했다. 다만, 해고 사유와 향후 계획 등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내놓지 않았다. 아래는 이날 그의 발언들.

“5년 후에는 토론이 있었다는 사실조차 기억하지 못할 것. 토론에 참여했던 사람으로서 내 말을 믿어라.”

“아직도 진실한 말을 하는 미국인을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남은 곳이 많지는 않지만 몇 군데 있다. 그리고 그것으로 충분하다. 여러분이 그 말을 들을 수 있는 한 희망은 있다.“

보자.”

해고 이틀 만에 트위터 동영상을 통해 침묵을 깬 터커 칼슨. /사진=터커 칼슨 트위터 갈무리

▲폭스·경영진 맹비난 때문?

이날 폭스뉴스의 칼슨 해고는 투개표기 시스템 업체인 도미니언 보팅 시스템과의 소송 증인이었던 칼슨이 회사를 맹렬하게 비판했기 때문이라고 WSJ이 내부 소식통을 인용, 보도했다.

회사를 맹비난한 칼슨 발언이 회사 경영진에게 전달되면서 회사가 결국 그를 해임키로 했다는 것이 WSJ 설명이다.

지난 2020년 미국 대통령 선거 당시 폭스는 ‘대선 사기’를 주장하는 트럼프 입장을 증폭 보도하면서 당시 투개표 시스템을 공급한 도미니언으로부터 16억 달러 손해배상 소송을 당했다. 일주일 전 폭스가 도미니언에 약 8억 달러를 합의금으로 지급키로 하면서 이 소송은 철회됐다.<관련기사: ‘대선 사기’ 폭스 허위 보도 인정 7.8억불 지급>

본격 재판 전 공개된 재판 자료에 따르면 칼슨은 폭스가 조 바이든 당선을 선언한 다음 날 동료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폭스) 경영진은 우리가 시청자들에게 얼마나 많은 신뢰를 잃었는지 이해는 하고 있느냐”고 말했다.

칼슨은 또 다른 메시지에서 폭스 경영진을 향해 “그 새끼(f-s)들이 우리 신뢰를 무너뜨리고 있다”고 욕설을 퍼부었다고 전해졌다.

이를 포함해 조사 과정에서 칼슨이 공개적으로는 당시 대통령이었던 트럼프를 칭찬하면서 뒤에서는 그를 혐오했다는 사실이 드러난 여러 문자가 공개되기도 했다. 재판 기록에는 “나는 트럼프를 격렬하게 싫어한다”는 그의 언급도 실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인지 칼슨은 2020년 대선 이후 대선에 패배한 트럼프와 거리를 둔 대부분 폭스 뉴스 관계자와 상반된 태도를 보였다. 그는 트럼프와 관계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이달 초 트럼프와 인터뷰를 하기도 했다.

[업데이트_22:180426] 터커 칼슨 해고 배경에 도미니언 재판 전날 폭스 경영진이 일게된 터커의 ‘충격적인’ 내용 담은 사적 메시지가 촉매제가 됐다고 뉴욕타임스가 25일 보도했다. 

칼슨이 보낸 사적인 메시지에는 그가 프라임 시간대 쇼에서 선동적이고 종종 인종 차별적인 발언을 넘어선 매우 모욕적이고 조잡한 발언을 하는 모습이 담겨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도미니언 소송을 앞두고 공개된 법정 서류에 공개된 메시지도 충격을 주기에 충분하다는 게 NYT 분석이다. 한 메시지에서 그는 도미니언 기계가 표를 바꿨다고 주장한 트럼프 측 변호사 시드니 파월을 거칠고 여성 혐오적인 비방으로 언급했다. 칼슨은 폭스 뉴스 고위 임원을 묘사하는 데도 비슷한 저속한 표현을 사용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칼슨의 또 다른 메시지 중 하나가 특히 모욕적이어서 회사 고위층 우려를 더했다고 NYT는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칼슨의 이 메시지를 고위층이 발견하고 그 이틀 후 폭스가 명예훼손 재판에서 최고액으로 여겨지는 7 8,750만 달러에 도미니언과 합의했다고 강조했다. 

▲전 프로듀서 애비 그로스버그 소송이 원인?

폭스 뉴스는 현재 칼슨의 쇼를 담당했던 전 프로듀서 애비 그로스버그에 의해 소송을 당한 상태다. 그녀는 지난달 폭스에서 해고된 후 회사를 상대로 두 건의 소송을 제기했다. 소장에서 그로스버그는 폭스 뉴스 변호사들이 도미니언이 제기한 소송에서 그녀가 오해의 소지가 있는 증언을 하도록 ‘코치’하고 ‘협박’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를 통해 자신을 도미니언 사건의 희생양으로 삼으려 했다는 입장이다.

또한 그녀는 ‘터커 칼슨 투나잇’에 합류했을 때 괴롭힘을 당하고 반유대주의적인 발언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회사 내 광범위한 여성 혐오와 차별 혐의도 자세히 설명했다.

연방 법원에 제출한 소장에서 그로스버그는 칼슨 쇼의 업무 환경을 ‘사악한 성차별적 고정관념에 따라 여성을 예속’시키고 ‘종교적 소수자를 유형화하고 그들의 전통을 경시’하는 환경이라고 적었다.

칼슨의 해고에 대한 성명에서 그로스버그는 “폭스 뉴스가 퍼뜨린 선거 거짓말과 근거 없는 음모론, 그리고 내가 견뎌온 학대와 괴롭힘에 대한 책임을 지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폭스 뉴스 매각에 칼슨이 장애물?

칼슨은 사람들에게 자신이 해고된 이유를 모른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공개적으로는 자신의 해고에 대해 어떤 입장도 내놓지 않은 상태다.

폭스 뉴스 미디어의 CEO인 수잔 스콧은 칼슨의 해고 결정이 어떻게 내려졌는지 밝히기를 거부했으며, “위에서 내려진 결정”이라고만 언급했다.

이에 대해 칼슨은 머독 자식들이 언젠가는 폭스 뉴스를 매각할 계획이기 때문에 논란이 된 자신의 쇼가 방송에서 끌어내려졌다고 주변 지인들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칼슨 해고는 머독이 직접 했다?

칼슨 해고는 누가 결정했나.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루퍼트 머독 폭스 회장이 칼슨 해고를 직접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머독이 올해 초 칼슨이 2021년 1월 6일 의사당 난입 사건에 정부 비밀 요원이 연루됐다는 음모론을 제기한 방송을 한 데 대해 ‘우려’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칼슨은 의사당 난입에 참여한 레이 엡스 전 미 해병으로부터 명예훼손 소송을 당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엡스은 칼슨이 당시 방송에서 국회의사당 시위에 폭력을 심기 위해 일한 정부 요원이라고 암시한 인물이다. 칼슨이 해고되기 전날 밤, 엡스는 한 TV 프로그램에 나와 “나와 우리 삶을 지키기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며 칼슨을 압박했다.

그러나 LA타임스는 ‘회사와 경영진을 맹비난했다’는 폭로나 음모론 방송보다 전직 프로듀서 그로스버그 주장이 칼슨 해고의 주 요인이 됐다고 꼽았다.

이 상황을 잘 아는 사람들은 칼슨의 해고 결정이 폭스사에서 직접 내려졌다고 말했다. 머독 회장이 이사회 멤버와 다른 폭스 경영진 의견을 수렴해 칼슨을 해고하기로 결정했다는 것이 LA타임스 설명이다.

결국 폭스를 구하기 위해 머독이 ‘마지막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으로 황금 거위 배를 갈랐다는 분석이다.

[업데이트_22:150426] 폭스 뉴스 경영진이 터커 칼슨이 퇴사한 후 폭스를 공격할 경우를 대비해 그에 대한 비리 의혹이 담긴 서류를 확보하고 있다고 폭스 뉴스 내부 및 가까운 소식통 8명 인용해 롤링스톤지가 25일 단독 보도했다.

롤링스톤이 한 전직 폭스 방송 관계자 발언을 인용 보도한 바에 따르면, 칼슨과 폭스 일부 최고 경영진은 ‘최악의’, ‘가장 지저분한’ 상태로 헤어지게 됐다.  실제 양측 험담이 오간 사례도 전해진다. 그러나 소식통은 칼슨이 자신을 해고한 폭스에 해꼬지를 하려고 할 경우 폭스가 이에 대응할 준비 돼 있다고 전했다.

이미 폭스 측 특정 부서에서 칼슨에 부정적인 정보를 수집해 왔고, 내부에서는 이를반대파 파일로 부른다고 롤링스톤은 전했다. 두 명의 소식통은칼슨이 네트워크를 노리고 있다고 의심할 경우 폭스 경영진이 일부 내용을 공개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시민단체·미디어 전문가들 ”재갈 물렸지만…“

성 평등 옹호 단체인 울트라바이올렛의 커뮤니케이션 디렉터인 브리짓 토드는 칼슨을 “백인 우월주의, 거짓 정보, 여성 혐오에 대해 미국에서 가장 많이 대변하는 사람 중 한 명”이라고 말했다.

성소수자 옹호 단체인 GLAAD의 대표이자 최고 경영자인 사라 케이트 엘리스는 트위터에 “그의 죽음이 슬프지 않다”라고 썼다.

보수 뉴스 매체를 추적하는 데일리 뉴스 레터 ‘더라이팅’(TheRighting) 편집자 하워드 폴스킨은 “(해고된) 칼슨이 잘못된 정보를 퍼뜨리는 능력은 매우 줄어들 것이지만, 그가 옹호하는 음모론은 계속 공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백인 우월주의자와 극단주의자들의 허브가 된 소셜 네트워크 갭(Gab)을 설립한 앤드류 토바는 “칼슨이 자신만의 디지털 방송 네트워크를 만들어 원하는 이야기를 다루기 위해 더 이상 누구에게도 허락을 구할 필요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칼슨의 쇼인 ‘터커 칼슨 투나잇’은 올해 1분기 평균 325만 명의 시청자가 시청한 프라임타임 케이블 뉴스에서 가장 많이 시청한 쇼였다. ‘제2 트럼프’라 불리며 그는 우파 진영 최고 방송인으로 추앙받았다.

폭스뉴스는 24일 오전 “폭스 뉴스 미디어와 터커 칼슨이 결별하기로 합의했다. 그동안 진행자로서, 그리고 그 이전에는 기고자로서 네트워크에 기여해 준 그의 노고에 감사한다”는 짧은 성명으로 칼슨 해고를 알렸다.

CBS뉴스 보도에 따르면, 터커 칼슨 결별 발표 상장 기업으로서 폭스(Fox Corporation)의 가치는 5 달러 이상 하락했다

@2023 박영주의 시카고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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