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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트레이더 조 미니백(토트백. Trader Joe’s Mini Canvas Tote Bag)으로 ‘미시쿠폰’은 물론, 소셜미디어가 뜨거웠다. 미국 사는 한인 아줌마들 지난 3월 출시 이후 품절 대란으로 못 산 한을 어제 다 푼 듯 광풍이었다.
오버타임도 하고 피곤한데 와 있는 톡. “퇴근 후 바로 트레이더 조로 고고! 색깔 섞어 4개 득템해줘~” 리밋 표시 선명한 타 매장 토트백 진열대 사진과 함께였다. 이 정도면 요구 아닌 명령. 갔다.
전에도 한 번 들른 적이 있었다. 그 때 못 샀다. “언제 들어올 지 모른다”는 직원 얘기만 듣고 발길 돌렸던 기억. 냉동김밥도 그렇고, 미스테리백도 그렇고 내놓는 것마다 희귀 아이템 만들어 득템 희열 느끼게 하는 마케팅 술수. 타 마켓들 트조에게 배울 점이다.
이날도 가면서 ‘설마 있겠어?’ 했다. 이미 이날 오픈런 해서 간신히 구했다, 못 샀다. 리밋 걸려 2개(혹은 4개) 간신히 샀다’ 이런 글들이 스레드 등 소셜미디어에 넘치고 넘친 상황이었다. 이때가 오후 5시 훌쩍 넘은 시각. 트조에 도착했다.
매장 들어서 왼쪽으로 돌았다. 역시 없었다. ‘그럼 그렇지’ 하고 반대쪽으로 들어섰는데, 거기 있.었.다. 그것도 커다란 나무 박스에 가득 들어 있었다. 찰라 착시, 헛 것 봤나 할 정도. 다음 순간 ‘뭐지?’ 했다. 주변 아무도 토트백 구경하는 사람도 없었다. 그냥 방치하듯 그렇게 거기 놓여있었다.
2.99불. 가격만 적혀있지, ‘두당 몇 개’ 이런 리밋도 없었다. 색상은 모두 4개. 빨강과 노랑, 청색과 초록. 사람들 아무도 안 사니 구경하는 나도 멀뚱멀뚱했다. 어쨌든, 색상별로 4개 집어들었다. 빨강 좋아하니 이 색깔은 하나 더. 그래서 도합 5개 사서 계산대에 섰다. 덜렁 미니백만 계산하는 나를 계산원이 어떻게 봤을까, 그 생각은 매장을 나와서 했다.
리버티빌 소재 트조. 여기’만’ 그랬다. 집에 와서 소셜미디어 보니 정말 타임라인이 모두 트조 토트백 사진과 글로 넘쳐났다. ‘못 샀다’는 사람들은 산 사람들을 부러워했고, 리밋 걸려 많이 못 구한 이들은 제한 없어 한 무더기 산 사람 인증샷에 좋아요를 눌렀다. 이게 뭐길래? 그럴 생각이 들 정도. ‘샤넬 백이야?’ 이런 댓글도 달렸다.
왜 이 난리지? 나도 궁금해 챗GPT에 물어봤다. 다음은 그 대답.
“트레이더 조 토트백은 몇 가지 이유로 인기가 있습니다. 첫째, 실용적이고 재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환경을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어필할 수 있습니다. 둘째, 지역 랜드마크나 기발한 일러스트 등 재미있는 디자인이 자주 등장해 일부 쇼핑객에게는 수집품이 되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트레이더 조는 충성도 높은 고객층을 보유하고 있으며, 트레이더 조의 토트백을 사용하는 것은 사람들이 이 매장의 팬임을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지역 랜드마크나 기발한 일러스트 등 재미있는 디자인’ 얘기는 토트백 아닌 미스테리 백 얘기다. 어쨌든 챗GPT 판단은 저렇다.
개인적으로는 2.99불 백 치고는 제법 짱짱해 실용성이 돋보인다. 디자인도 심플한 게 뭐 덕지덕지 하지 않고 어디 들고 다녀도 창피하진 않겠다. 밑이 펼쳐져 제법 수납 공간도 확보했다. 애들 혹은 남편 도시락 가방 쓰임새 얘기가 많다.
‘한국에 없는 것’이란 것도 구매 이유로 적지 않았다. 미국에 있는 왠만한 거 이제 다 한국에서도 살 수 있는데, ‘미국에서만 구할 수 있는’ 트조 백이 인기 있다는 것이다. 특히 한국 가는 분들, ‘선물로 최고’ 엄지척 많이 꼽았다. 수긍할 만하다.
물론 관심 없는 사람들도 있다. 이튿날 회사에서 ‘어제 그랬다’ 얘기했더니 여직원 대부분 시큰둥하다. 이런 사람도 있고, 물론 저런 사람도 있다.
덧글. 더 필요하다고 해서 다음날 다시 들렀다. 이번엔 ‘있을테지’하고 갔는데, 없었다. 어제 있던 자리, 텅 비어 있었다. 꼭 필요한 거 아니래서, 기실 계면쩍기도 해서 직원에게 ‘있느냐’ 물어보진 못했다. 5개면 됐다.
<17:380919.나무.2024.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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