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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배심 판결 항의시위 촉발…시카고 첫날 평화시위
*박영주 기자(yjpark@kakao.com)
*SEP 24. THU. at 7:21 AM CDT
흑인 여성 브레오나 테일러(Breonna Taylor. 26)를 총격 사망케 한 경찰을 기소하지 않기로 한 켄터키주 대배심 판결에 항의하는 시위가 시카고를 비롯해 전국에서 발생했다. 조지 플로이드 사망으로 촉발됐던 ‘흑인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운동이 재점화될 조짐이다.
지난 23일 다니얼 캐머런 켄터키 검찰총장은 대배심이 지난 3월 루이빌에 있는 브레오나 테일러 아파트 압수수색과 관련, 경찰관 한 명을 ‘이웃을 위험에 빠뜨린 혐의로’ 기소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정작 그녀의 죽음과 관련 3명 경찰관 중 누구도 기소되지 않아 사람들 분노를 자아냈다.
당시 경찰은 마약조직 용의자를 수색하면서 자정 무렵 영장도 없이 테일러의 아파트를 급습했고, 이 과정에서 그녀의 남자친구가 총을 쏴 경찰이 응사하면서 테일러가 총에 맞아 숨졌다.
경찰은 자체 조사를 통해 경찰관들 총격이 정당했다고 밝혔다. 반면, 유가족과 시민단체 등은 오인 살해, 권한남용 등을 주장하며 가해 경찰관들의 처벌을 원했다. 당시 경찰관들이 보디캠을 착용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나 경찰서장이 책임을 지고 물러나기도 했다.
대배심원 판결 직후 루이빌을 포함해 분노한 시민이 거리로 쏟아져나왔다. 시위는 시카고와 뉴욕, 워싱턴DC, 내쉬빌, 로스앤젤레스, 애틀란타, 필라델피아, 시애틀, 포틀랜드 등 미 전역에서 벌어졌다.
시카고에서는 100여 명의 시위대가 판결 직후인 이날 저녁 미시간과 매디슨에 모여 다운타운을 행진하면서 반대 목소리를 냈다. 경찰이 구호를 외치는 이들의 시위 동선을 확보하면서 상황을 통제했다. 시위는 평화적으로 진행됐고 오후 9시 20분께 연방광장(Federal Plaza)에서 해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타임스에 따르면, 이날 시카고 도심에는 소요에 대비해 주방위군이 재배치됐다. 대배심 판결 전날 J.B. 프리츠커 주지사는 로리 라이트풋 시장과 만나 시카고 시내 안전을 위한 대책 마련을 논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이 벌어진 루이빌에서는 시위 도중 경찰관 2명이 총에 맞고 용의자 1명이 체포됐다. 피해 경찰관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애틀에서도 다수 시위대가 체포되는 등 일부 지역에서는 시위가 격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CNN 등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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