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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박영주 기자(yjpark@kakao.com)
블랙 프라이데이 선물은 커녕 재앙이 될 뻔했다. 형네 집에서 추수감사절(땡스기빙) 맛있는 저녁을 먹고 집에 오는 길, 차를 탔는데 별안간 ‘조용한’ 전기차답지 않게 소음이 나기 시작했다. 한번 거슬리니 주행해도 계속 그 상태. 차를 세우고 확인하고 또 점검해봐도 소음은 계속됐다. 모니터 주변 소리라는 건 알겠는데, 도통 알지를 못하겠다.
그리고 집. 모니터를 껐다 켜보고 다음날 차 전원을 껐다켜봐도 여전한 소리. 소리가 어떠냐면… 마치 탈곡기 털리는 소리라고나 할까. 유튜브를 뒤져봤다. Tesla strange sound 검색하니 이거 참 별별 소음이 다 올라와있더라. 뭔 ‘고장’이 이리 많나 하는 생각은 결국 테슬라 앱을 열고 차량 점검 예약을 할 때 더 증폭됐다. 동네 리버티빌 매장은 10일 뒤에나 예약이 가능했다. 집에서 40여 분 떨어진 샴버그 대리점도 5일 대기.
12월 9일 날짜를 정하려다 나 테슬라 사도록 ‘유도한’ 형에게 SOS. 휠 양쪽 버튼 동시에 눌러, 시스템을 아예 껐다 켜보라는 주문. 그래도 안되면 그냥 쳐들어가보자, 형의 제안. 차 안 진동하는 소음은 전원 온 앤 오프 해도 소용 없었다. 형을 픽업해서, 동네 테슬라 매장을 ‘무작정’ 쳐들어갔다. 이른바 Walk-ins.
막상 매장 근처로 오는 동안 소음이 멈췄다. 뭐지? 하면서 영상 따놓은 거 있으니, 확인은 필요하다고 해서 차를 몰고 왔다. 다행인지(!!) 대리점 근처 오니 소음이 다시 재발했다.
보통 안내 테스크에서 전후 사정을 얘기하고 다음 ‘서비스’로 넘어가는 거 아닌가. 형은 그냥 무대뽀 ‘서비스 센터’로 들어갔다. 근처 차 세워두고 따라들어갔다. 쏼라쐴라 불라불라, 서비스 직원과의 대화는 형의 몫.
예약도 없이 직원들은 친절했다. 이 소음을 10일 견딜 뻔 한 걸 그렇게 직원들은 선선하게 수리 승낙을 했다. 상태를 체크해보겠다며 나서는 다른 직원. 차로 갔다.
액세서리가 문제였다. 모델Y 환풍 장치, 즉 팬(fan)이 모니터 밑에 있다는 건 이번에 처음 알았다. 차량 구입하고 차량용 액세서리 일체를 구입하면서 모니터 밑 수납 장치를 사서 달아둔 게 있었다. 입구가 열려있는 것과 입구를 열고 닫을 수 있는 두 형태 중 후자를 샀다.
이게 원인이라는 것이 테슬라 A/S 직원 설명. 그 액세서리가 닫힐 때 모니터 밑 환풍 장치를 막았고, 그게 결국 소음을 유발했다는 것. 직원이 손을 밀어넣으니 소음이 났다 안났다 한다. 직원 말대로 일단 그 액세서리를 떼어냈다. 소음 여전한 것을 확인한 직원이 문제가 된 장치를 갈아주겠다며, “10분이면 된다”고 했다.
차를 맡겨두고 매장을 둘러본 건 덤. 수 개월 전 차를 구입할 당시 전시되지 않았던 사이버트럭이 ‘언제든 사가라’며 매장 안에 놓여있었다. 가까이에서 볼 수 있었다. 결론은 형이나 나나 사이버트럭은 ‘우리 취향 아닌 걸’로. 대신 모델S에 꽂혔다. 78,000 달러. 트렁크가 SUV처럼 깊고, 듀얼 모니터인데다 고질적인 모델Y 골칫거리인 손잡이는 터치하면 잡기 쉽게 튀어나온다. 상대적으로 안락한 승차감과 매끈 유려하게 빠진 디자인까지, “다음 차는 이거다” 이미 형은 결정했다.
부품 교체 10분은 거의 1시간이 걸렸다. 차 사는 것도 앱으로 하는 테슬라인만큼, 차량 점검 시작부터 완료까지 다 앱으로 알려준다. A/S 시작할 때 이름 등등 개인정보도 별도 확인하지 않는다. 그냥 ‘차가 곧 나’인 셈. 10일 걸릴 걸 1시간 만에 해치울 수 있었던 것과, 이런저런 편리함, 그리고 휴게실의 맛있는 캡슐 커피까지 마음이 좀 달래졌다.
만약 이런 수납장치를 모니터 밑에 부착했다면, 가급적 쓰지 않기를 바란다. 나처럼 뜻하지 않은 고약한 소음으로 속 상하지 않으려면. 그리고, 급하면 일단 대리점을 불쑥 방문해보는 것도 한 방법. 판단은 테슬라 쪽에 맡기면 된다. 절차를 따르는 수단 아니니 강추는 물론, 아니다.
<16:341130.흙.2024.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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