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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불 가격인하…맞춤형 설정 등 멀티미디어 신기능, 디자인도 굿
미국에 와 ‘미쿡스럽다’며 처음 구입한 가전 중 하나가 커피 메이커이다. 캡슐 넣어 커피 내려 마시는 게 당시 한국에선 일반적이지 않았던 터라 2000년 당시 미국 집 하나씩 있는 이게 넘 멋져 보였다. 2015년 미국 왔을 때 덜컥 산 이유.
그리고 그 제품 6년 가까이 썼다. 잘 썼다. 아침마다 제일 먼저 하는 게 바로 이걸로 커피 내리는 거. 커피 향 가득 맛보다 냄새가 더 좋은 하루의 시작.
너무 오래 썼다, 식상할 무렵 코스트코가 추천한 같은 회사 신제품. 무려 40달러나 할인한다는 전단을 보고 ‘그래, 100불 언더면 사자’ 이러고 갔는데(전단지에 할인된 가격은 안 나왔다) 이런! 99.99불. 안 살 요령이면 ‘택스 더하면 100불 넘네’ 안 샀을 테지만 덥석 샀다. 저 절묘한 가격대, 이건 사라는 계시였다.
그게 이거, 큐리그 제품 ‘Keurig K-Supreme Plus’. 40불 깎아 99불에 판매한다는, 잔뜩 물건 쌓아놓은 코너에서 바로 샀다.(온통 K-. 한류 느낌도 나고. 음)
일단 열어보니 디자인 유려하다. 검정과 실버 색상 배합도 나쁘지 않고, 질감도 이 정도면 훌륭하다. 이것저것 여러 가지 기능은 써보면서 익힐 일. ‘멀티스트림 기술’(Multistream Technology)을 적용해 더 좋은 향과 맛을 낸다니 이것도 사실 궁금했다.
기존 사용 제품에 없던 기능 중 하나가 이른바 ‘세팅’. 최대 3명까지 내가 좋아하는 커피를 내려 먹을 수 있도록 농도와 뜨거운 정도, 컵 사이즈를 설정해놓을 수 있다. 각 항목 세팅 후 왼쪽 ‘Preference Button’을 잠깐 길게 누르면(press and hold) 된다.
‘Over Ice’라는 기능도 있다. 얼음 담은 그릇 받혀놓고 이거 누르면 최적화된 ‘아이스 커피’ 내려준다는 거. 얼음 잔뜩 컵에 넣고 해봤다. ‘오버 아이스’ 이 버튼누르고 ‘브루 버튼’ 누르면 끝. 컵 사이즈 등 다른 옵션은 이용할 수 없다. 브루잉할 때 ‘찬 커피 나오나’ 손가락 넣어봤다 델 뻔 했다.
물 담는 통이 좀 더 안쪽으로 배치됐으면 공간 활용도가 뛰어났겠다는 아쉬움은 있다. 물통에 손잡이 단 건 기존 제품 없던 거라 제법 편리하다.
구성품 중 ‘워터 필터 핸들’이라는 투명한 막대 같은 게 있다. 그리고 거기에 넣을 수 있는 필터 하나. 필터를 핸들에 넣는 거, 핸들을 물통에 넣는 거 몰라 유튜브 찾아보고 알았다. 핸들 위쪽 마개를 ‘프레스’(press) 버튼 양쪽 눌러 빼내고 거기 필터 넣어 다시 닫으면 된다. 이후 워터 필터 핸들 필터 부분을 물통 바닥 검은 장치에 밀착시켜 돌려 끼우면 장착 완료. 좀 불편하다. 정수기 물 써서 안 할까 하다 그래도 있는 거 쓰자 해서 설치는 했다.
딸려온 것 중 ‘My K-Cup’이란 것도 있다. 수제 캡슐 만들어 마시는 거. 캡슐 전용 커피 메이커이니까 ‘캡슐 없어서’, 혹은 ‘비싼 캡슐 난 안 먹어’ 이런 소비자 공략 위한 큐리거 회사의 마케팅 수단. 커피 원두 갈아놓은 거 여기 넣어 캡슐처럼 이용할 수 있다. 커피 메이커 캡슐 탈착 부분을 빼고 넣어야 한다는 건 좀 불편. 이것도 나중 함 해볼 요량.
일단 설치하고 전원 넣고 물을 채웠으면 커피 내려 먹기 전 빈 상태로 물 한번 내리는 것도 권고 사항. 커피 메이커 자체 정화하는 차원에서 유튜버 알려준 내용. 그럴듯해서 난 두 번 내렸다.
그리고 내려 마신 첫 커피. 난 10oz. 이전 제품보다 좀 진하달까? ‘멀티스트림 기능’이 적용된 맛인지는 모르겠다. 커피, 아무렴 거기서 거기. 말했잖아, 커피 맛 아니라 냄새로 마시는 거라고.
커피 좀 줄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