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시 가족의 마지막 셀카: 에어인디아 171편의 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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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이민 꿈꾸던 가족 전원 사망…6년 준비 물거품 애도 이어져

박영주 기자(yjpark@kakao.com)
JUN. 13. 2025. FRI at 5:34 PM CDT

2025년 6월 12일, 인도 아메다바드에서 런던 개트윅 공항으로 향하던 에어인디아 171편(AI171)이 이륙 직후 추락하며 242명의 승객과 승무원 중 단 한 명을 제외한 전원이 사망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이 비극 속에서 특히 가슴 아픈 사연이 전해졌다. 런던에서 새로운 삶을 꿈꾸던 조시 가족의 이야기다.

숨진 가족은 더비(Derby) 출신의 프라틱 조시(Dr. Pratik Joshi)와 그의 아내 코미 비야스(Dr. Komi Vyas), 그리고 세 명의 자녀들이다. 이들은 각각 7살 딸 마이라야(Myraaya), 그리고 4살 쌍둥이 아들 나쿨(Nakul)과 프라듀트(Pradyut)로 확인됐다.

꿈을 향한 여정

프라틱 조시 박사는 지난 6년간 런던에서 소프트웨어 전문가로 일하며 가족을 위한 더 나은 미래를 준비해왔다. 그의 아내 코미 비야스 박사는 인도 우다이푸르에서 존경받는 의사로 활동했으며, 세 자녀와 함께 인도에 머물렀다.

오랜 계획과 인내 끝에 코미는 최근 직장을 그만두고 가족 모두가 런던으로 이주할 준비를 마쳤다. 가방을 싸고, 작별 인사를 나누며, 그들은 희망과 설렘으로 가득 찬 새 출발을 기다렸다.

사고가 발생한 운명의 날. 6월 12일 아침, 조시 가족은 에어인디아 171편에 몸을 실었다. 이륙 전, 그들은 행복한 셀카를 찍어 친척들에게 보냈다. 런던에서의 새 삶을 시작하는 일편단심의 여정이었다.

하지만 비행기는 이륙한 지 불과 1분도 안 돼 아메다바드 공항 근처 주거 지역에 추락하며 화염에 휩싸였다. 조시 가족을 포함한 241명의 승객과 승무원, 그리고 지상에서 최소 24명이 목숨을 잃었다.

가족의 꿈, 재로 변하다

프라틱 조시와 코미 비야스 부부, 그리고 그들의 세 자녀는 런던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던 순간 모든 것을 잃었다.

X(옛 트위터) 플랫폼에 올라온 게시물에 따르면, 이 가족은 희망에 찬 셀카를 마지막으로 남기며 친척들과 기쁨을 공유했다.

사망 직전, 이들은 기내에서 가족 모두 밝게 웃는 셀카를 찍었다. 해당 사진은 SNS를 통해 퍼지며 전 세계적인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새로운 시작을 축하하기 위해 찍은 사진이 마지막이 될 줄 몰랐다”는 가족과 지인의 인터뷰도 전해졌다.

한 사용자는 “프라틱은 6년간 런던에서 가족을 위해 꿈을 키워왔고, 마침내 가족이 함께할 날을 맞았다. 하지만 그 꿈은 비극으로 끝났다”며 애도를 표했다.

영국 더비 힌두 사원 측은 11일 공식 발표를 통해 “조시 박사 가족 모두가 비극적인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며 “지역 사회 전체가 깊은 슬픔에 잠겨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가족들은 현재 영국 외무부와 인도 당국의 협조로 장례 절차 및 귀국 관련 조율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비극의 여파

이 사고는 지난 10년간 가장 참혹한 항공 재난으로 기록됐다. 추락 현장은 아메다바드의 사르다르 발라바이 파텔 국제공항에서 남서쪽으로 약 1.5km 떨어진 곳으로, 비행기가 병원 근처 직원 숙소와 건물에 충돌하며 파괴됐다.

소방관과 구조대원들이 현장에서 화재를 진압하고 생존자를 찾았으나, 대부분의 희생자는 신원을 확인하기 어려울 정도로 심각하게 훼손됐다.

현재 의사들은 유가족의 DNA 샘플을 통해 피해자 신원 확인 작업을 진행 중이며, 이 과정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기적같은 생존자도 있었다. 유일한 생존자인 비스와슈쿠마르 라메시(Vishwashkumar Ramesh). 그는 비상구 근처 좌석(11A)에 앉아 있었던 덕분에 기적적으로 탈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원인 규명 중

인도 항공사고조사국(AAIB)은 미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와 영국 조사관들의 지원을 받아 사고 원인 규명에 나섰다.

비행기 블랙박스 중 하나인 비행 데이터 레코더는 추락 현장 인근 건물 옥상에서 발견됐으며, 두 번째 블랙박스도 회수됐다.

초기 조사에 따르면, 비행기는 이륙 직후 고도 625피트(약 190미터)에 도달한 후 신호가 끊겼다. 조종사들은 이륙 직후 기계적 고장을 알리는 경고를 발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팀은 엔진 출력, 날개 플랩, 착륙 장치, 그리고 항공사의 정비 기록을 중점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2025 박영주의 시카고오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