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아미티지 치즈 화제 시카고 ‘제2 쥐구멍’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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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점 매장에 붙은 치즈 하나…레딧 글 게시 후 폭발적 인기

박영주 기자(yjpark@kakao.com)
DEC 27 2024. FRI at 11:50 PM CST

올해 초 ‘쥐 구멍’(Rat Hole)으로 한바탕 유명세를 치렀던 시카고에서 이번엔 ‘아미티지 치즈’가 화제가 되고 있다. 링컨 파크 인근 폐점 상점 유리창에 붙은 치즈 하나가 레딧(Reddit) 글 게시 이후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아미티지 치즈
새로 ‘아미티지 치즈’가 ‘쥐구멍’(Rat Hole)의 뒤를 잇는 시카고 새 명소가 될 것인가. 사진은 레딧에 올라온 해당 치즈와 메모 이미지. /출처=@xiomou(레딧)

북클럽시카고, NBC시카고 등이 최근 보도한 바에 따르면, 시카고 아미타지 애비뉴 900번지에 있는 빈 상점 창문에 붙어있는 치즈 한 조각이 온라인에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이 곳에 있던 제니스 아이스크림(Jeni’s ice cream) 매장은 지난 5월 문을 닫았다.

NBC는 “아미티지 창문에 붙은 치즈 한 조각, 시카고에서 새로운 바이럴 센세이션으로 떠오르다”고 적었다.

크래프트 싱글 아메리칸 치즈로 보이는 이 치즈 옆에는 누군가 붙여놓은 라벨이 있다. 이 라미네이트 카드는 몇 달 전부터 그 자리에 붙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마치 예술품 옆 작품 설명서처럼 메모에는 ‘무제’(Untitled)라는 제목 아래 ‘작가 미상’ ‘원래 크기: 3인치 x 3인치, 그러나 매일 조금씩 작아짐’ ‘한 장의 크래프트 싱글 아메리칸 치즈, 접착제 미상’ 등이 적혀있다.

익명의 작성자는 “사실 이건 ‘제니스 위에 있는 치즈’였지만, 제니스가 사라졌으니 이제는 아미티지 창문 위의 치즈”라며 “2024년 8월 22일 처음 발견됐다”고 적었다.

아울러 그는 “나는 이 놀라운 현대 미술 작품의 공로를 가로챌 수 없다”며 “어느 날 누군가 이 치즈를 아미타지 창문에 붙였고, 이제 저는 매일 그것을 감상한다. 고마워요, 치즈”라고 써놓았다.

아미티지 치즈
유리창에 붙은 치즈 하나가 또 화제가 되고 있다. 익명의 작서자가 붙여놓은 메모.

이 ‘아미티지 치즈’는 지난 22일 레딧(Reddit)에 누군가 사진과 글을 올린 이후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고 NBC는 전했다.

레딧 게시글에는 많은 댓글이 달렸는데, “이 기이한 현상의 예기치 못한 기원으로 인해, 신봉자들이 ‘치즈스(Cheesus)’라 부르는 이 존재에게 경의를 표하기 위한 순례길에 나섰다”는 글도 포함됐다. “모두 ‘치즈스’를 찬양하라”고 적은 사람도 있다.

특히 이 치즈를 올해 초 시카고는 물론, 미국과 전세계에서 화제를 불러일으킨 ‘쥐구멍’(Rat Hole)에 비유하는 댓글도 등장했다. “쥐 구멍은 유물이 됐다. 이제 모두 ‘아미티지의 치즈’를 받아들여야 한다”*라는 댓글이 달렸다. “이게 새로운 쥐구멍인가요?”라고 물은 사람도 있었다.

시카고 로스코 빌리지의 쥐 모양 팟홀인 ‘쥐구멍’은 지난 1월 초 이를 발견한 한 코미디언이 X에 소개하면서 전세계적인 명소가 됐다. 사람들이 선물과 돈을 두고, 제단을 설치하며 심지어 결혼식까지 열게 만들었다. 결국 주민 피해를 이유로 시에서 지난 4월 말 해당 자국을 제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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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레딧 사용자는 주소의 구글 스트리트 뷰 이미지를 추적해 치즈 한 조각이 몇 달 동안 게시돼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9월에 찍은 사진에서 유리에 붙은 치즈 한 조각을 볼 수 있다. 다만 라미네이트된 메모는 없었다.

아미티지 치즈
치즈가 붙어있는 건물 구글 스트리트 뷰.

이밖에 “며칠간 기분이 안좋았는데 이게 며칠 만에 나를 웃게 해줬다. 시카고에 사는 게 좋다” “이게 나랑 공명한다” 등 다양한 의견들이 레딧에 올라왔다.

지난달 벽에 테이프로 붙인 바나나가 경매에서 수백만 달러에 팔린 사례를 풍자한 댓글도 여럿 있었다. “빨리, 누군가가 이걸 소더비에 올려라. 아니면 위 사진을 NFT로 찍어라” “바나나였으면 수백만 달러 가치가 있었을 텐데” “그것을 먹어버릴 비트코인 바보에게 팔아버려라” 등이 그것이다.

다만, 이 치즈가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점은 ‘작품’ 영속성에 의문을 갖게 한다. 라벨에도 “매일 줄어들고 있다”고 적혀있다.

NBC는 “또 다른 미스터리는 치즈를 창문에 고정시킨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얼마나 오래 버틸 수 있을지에 대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2024 박영주의 시카고오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