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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망언’ 램지어 규탄 서명 봇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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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핫라인 등 성명 발표…“역사 왜곡…논문 철회 목표”

*박영주 기자(yjpark@kakao.com)
*FEB 16. TUE. at 10:00 PM CDT

페미니스트 등 학교 연구자 등이 램지어 교수의 ‘위안부 망언’을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함께 진행하는 서명에는 약 1,100여 명이 참석했다. /사진=반크

전세계 페미니스트 등 인권운동가들이 ‘일본군 위안부는 매춘부’란 논문을 발표, 공분을 사고 있는 하버드대 존 마크 램지어 교수를 규탄하는 성명을 최근 발표했다. 성명서 회람과 함께 진행 중인 서명작업에는 학교 연구자를 중심으로 1,100여 명이 참여했다. 

시카고에서 활동하는 여성핫라인(KAN-WIN)은 일본군 성노예제를 부정한 램지어 교수의 논문이 역사왜곡을 통한 성차별, 식민주의 구조 재생산을 야기한다며 이를 비판하는 성명서를 작성해 회람하고 있다고 16일 밝혔다.

[통신One]’위안부 망언’ 램지어 비판 성명에 연구자 1100명 서명
박영주 통신원 = 전세계 페미니스트 등 인권운동가들이 ‘일본군 위안부는 매춘부’란 논문을 발표, 공분을 사고 있는 하버드대 존 마크 램지어 교수를 규탄하는 성명을 최근 발표했다. 성명서 회람과 함께 진행 중인…

여성핫라인을 포함해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 운동, 흑인인권운동, 미투운동, 반식민주의 운동을 함께해온 국내외 페미니스트 연구자들(Feminists on Ramseyer)이 발표한 이 성명은 램지어 교수의 주장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생존자에 대한 2차 가해이며, 일본 정부의 의도적인 역사 부정과 왜곡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램지어 교수는 학술지 국제법경제리뷰(International Review of Law and Economics) 3월호에 실릴 예정인 논문에서 일본군 ‘위안부’ 제도를 자발적인 매춘으로 소개하며 성노예제를 부정했다. 

이는 위안부 피해자들의 증언, 많은 활동가와 연구자의 수십 년에 걸친 진상규명과 연구 성과, UN·국제노동기구(ILO) 등 국제사회의 보고서와 권고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일본군‘위안부’ 제도의 강제성을 부정하는 일본정부의 왜곡된 주장을 답습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지난 30년간 수많은 연구와 유엔 특별보고관과 국제기구의 보고서, 2000년 여성국제전범법정 등은 일본군 ‘위안부’의 본질이 조직적 성노예제임을 인정했다. 역사적 사실을 규명한 문서와 기록물들 중에는 요시미 요시아키 주오대 교수가 1992년 발견한 일본군 기록물도 포함된다. 

이들은 성명에서 “생존자들 증언을 토대로 연구자들은 일본 정부가 위안소를 조직적으로 설립·운영한 책임이 있다는 사실을 밝혀 왔다”며 “일본군이 민간 업자를 감독하고, 직접 여성을 동원했다는 사실이 문건으로 밝혀지자, 일본 정부는 1993년 ‘고노 담화’를 통해 ‘위안부’ 제도에 대한 정부 개입을 일부 인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램지 교수의 주장은 또한 ‘공창제’의 존재를 이용해 일본군 성노예제를 정당화하며, 여성의 몸에 대한 착취를 정당화한다”며 “”남성 성욕을 합리화하는 성차별적인 담론에 기대어 일본 정부가 묵인하고 장려한 ‘공창제’라는 역사적 맥락 속에서, 가난하고 소외된 여성들이 인신매매와 착취의 대상이 됐다”고 비판했다.

참가자들은 “이 성명의 목적이 학문의 자유를 침해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며 “고착화된 억압과 상호 연결된 구조를 규명하는 대신 가부장적, 식민주의적 관점을 답습하는 주장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리는 데 목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우리는 공동체로서, 성노예제를 정당화하는 담론 앞에서 평등과 정의의 가치를 재확인하고자 한다”며 “여성의 권리와 생존자들의 정의를 위한 투쟁을 존중하는 사회와 제도를 만들기 위해 여성에 대한 폭력과 성적 착취를 끝내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현재 진행 중인 서명 작업에는 17일 오전 6시 46분 현재 국내외 개인과 대학·기관·단체 등에서 1,142명이 참여했다. 서명은 기한 없이 받고 있으며, 궁극적으로는 학술지 논문 게재 철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정혜윤 여성핫라인 활동가는 “이번 성명서는 페미니스트 학생, 학자, 졸업생 중심으로 이 문제에 대처할 방안을 연구하며 작성하기 시작했다”며 “여성핫라인도 이에 연대키로 했고, 현재 기관과 개인을 중심으로 계속 서명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도 여러 그룹의 목소리에 연대하면서 활동을 이어나갈 계획”이라며 “학술저널에 문제가 된 램지어 교수의 논문이 게재되지 않고 철회될 때까지 포기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성명서 전문.

하버드 로스쿨 미쓰비시 교수 존 마크 램자이어의 일본군 ‘위안부’ 논문 관련 페미니스트 성명

하버드 로스쿨 미쓰비시 일본법 교수 존 마크 램자이어의 최근 일본군 ‘위안부’ 관련 논문은 2차 세계 대전 (아시아태평양 전쟁) 전후 일본군에 의해 성노예 생활을 강요당한 수많은 여성들이 겪었던 잔혹행위에 대해 성차별적, 가부장적, 식민주의적 견해를 앞세우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주장이 여성들에 대한 폭력과 성노예 및 성착취 제도를 정당화하는 데 이용될 수 있음에 우려를 표합니다.

2차 세계 대전의 전쟁터 속에 수많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여성들은 납치당하거나, 속아서, 혹은 강제로 일본군의 ‘위안소’로 끌려갔습니다. 성차별주의, 가부장제, 식민주의, 제국주의와 인종주의가 복합적으로 얽혀 만들어진 일본군 성노예제 제도 속에서 일본의 식민지 및 점령지 여성들은 반인권적 폭력의 고통을 겪었습니다. 살아남은 일부 피해생존자들은 수십 년간 침묵을 강요당했습니다. 그러나 이 끔찍한 역사는 단순히 과거의 일이 아닙니다.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는 현재의 무력분쟁 하 성폭력, 대학 내 성폭력 문화, 포스트식민주의 트라우마, #미투운동의 문제의식과도 연결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페미니스트 학자, 학생, 졸업생으로서 부정의, 억압, 폭력을 가해온 성차별적, 식민주의적 시각에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자 이 성명을 작성했습니다.

학술지 International Review of Law and Economics에 실린 램자이어 교수의 최근 논문은 일본군 ‘위안부’ 제도를 자발적인 매춘으로 소개하며 성노예제를 부정했습니다. 램자이어 교수의 주장은 식민지와 전쟁, 불평등한 권력 구조와 구조적인 폭력을 무시한 채,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자들을 ‘계약 매춘부’로 묘사했습니다. 그는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자들이 자발적으로 지원하고, 요금을 협상할 수 있었으며, 자유롭게 그만 둘 수 있었다고 주장함으로써 역사적 진실을 왜곡하고 있습니다. 램자이어 교수의 주장은 아시아 태평양 전쟁 중 자행한 중대한 인권 침해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는 일본 정부의 주장을 비판적인 분석 없이 그대로 답습하고 있습니다.

지난 30년간 수많은 연구, 유엔 특별보고관 및 국제기구가 작성한 보고서, 2000년 여성국제전범법정은 일본군 ‘위안부’의 본질이 조직적 성노예제임을 인정했으며, 이를 부정하고 진실을 왜곡하려는 일본 정부의 시도를 비판해왔습니다. 성노예제 피해자들은 자유롭게 이동할 권리를 박탈당하고, 위협과 신체적 폭력에 시달리며, 지속적인 성폭력과 학대를 당했습니다. 램자이어 교수의 주장은 피해 여성들에게는 2차 가해이며, 성노예제가 남긴 깊은 상흔에 다시 한 번 상처를 입히는 폭력적 행위입니다. 폭력의 역사를 의도적으로 지우려는 일본 정부의 시도와 공모하며 정당화하는 행위입니다.

또한 우리는 램자이어 교수가 일본군 ‘위안부’ 생존자들의 증언을 왜곡한 것을 규탄합니다. 일본군 ‘위안부’ 생존자 김학순 할머니의 첫 공개증언이 있던 1991년 8월 14일 이후, 한국, 중국, 필리핀, 대만, 인도네시아, 동티모르, 네덜란드, 일본에서 수백 명의 생존자들이 자신들의 경험을 용감히 밝히고 #미투운동의 선구자가 되셨습니다. 비록 개별적 경험의 세세한 결은 다르지만, 생존자들은 일본군 성노예제가 조직적으로 자행된 전쟁범죄라는 사실을 분명히 보여주었습니다. 그러나 램자이어 교수는 생존자들의 증언을 선택적으로 사용하면서 페미니스트 학자들이 옹호해 온 생존자들의 경험에 대한 총체적이고 다각적인 이해를 지워버렸습니다.

우리는 성폭력 생존자들이 침묵 당하는 걸 너무나 자주 목격했습니다. 사적 공간은 물론 다양한 공적 공간에서, 하버드 대학을 비롯한 수많은 대학 캠퍼스 안에서조차 성폭력 생존자들은 침묵 당하곤 합니다. 이런 현실 속에서 일본군성노예제 피해 생존자들은 용기 있게 침묵을 깨고 증언하며 전 세계 시민들과 함께 목소리를 내고 초국적 연대를 구축하여 페미니스트 운동을 이끌어왔습니다.

생존자들의 증언을 통해 고무된 연구자들은 일본 정부가 아시아 태평양 전역에 걸쳐 위안소를 체계적으로 설립하고, 조직적으로 운영한 책임이 있다는 사실을 밝혀 왔습니다. 역사적 사실을 규명한 문서와 기록물들 중에는 요시미 요시아키 주오대 교수가 1992년 발견한 일본군 기록물도 포함됩니다. 일본군이 민간 업자를 감독하고, 직접 여성을 동원했다는 사실이 문건으로 밝혀지자, 일본 정부는 1993년 ‘고노 담화’를 통해 일본군 ‘위안부’ 제도에 대한 정부 개입을 일부 인정한 바 있습니다. 일본제국, 미군, 네덜란드 정부 등이 작성한 많은 자료 역시 일본군 성노예제에 대한 역사적 이해를 심화하는 데 기여했습니다.

램자이어 교수의 주장은 또한 “공창제”의 존재를 이용하여 일본군 성노예제를 정당화하며, 여성의 몸에 대한 착취를 정상화합니다. 남성 성욕을 정당화하는 성차별적인 담론에 기대어 일본 정부가 묵인하고 장려한 “공창제”라는 역사적 맥락 속에서, 대체로 가난하고 사회적으로 소외된 여성들이 인신매매와 착취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1900년대 초 일본 국내법과 일본이 비준한 국제조약이 매춘을 목적으로 한 여성과 아동의 인신매매를 금지했음에도 불구하고, 공창제도는 지속되었습니다. 그러므로 렘자이어 교수의 주장은 여성 억압의 보편성을 통해 또 다른 억압의 지속을 정당화하는 것입니다. 이미 수많은 연구자들이 성차별적인 담론에 기대지 않고도 일본군 성노예제 체계와 현상을 다각도로 이해하는 데 기여해 왔습니다.

이 성명의 목적은 학문의 자유를 침해하고자 함이 아닙니다. 고착화된 억압과 상호 연결된 구조를 규명하는 대신 가부장적, 식민주의적 관점을 답습하는 주장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리는데 목적이 있습니다. 우리는 공동체로서, 성노예제를 정당화하는 담론 앞에서 평등과 정의의 가치를 재확인하고자 합니다. 여성의 권리와 생존자들의 정의를 위한 투쟁을 존중하는 사회와 제도를 만들기 위해 과거부터 오늘날에도 자행되는 여성에 대한 폭력과 성적 착취를 끝내야만 합니다.

#BlackLivesMatter, #MeToo, #RhodesMustFall과 같은 최근의 사회운동을 통해 우리는 진실, 정의, 평등을 추구하는 고등교육의 역할에 대해 비판적으로 성찰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학생들이 역사와 현대의 부정의를 고민하고 비판적인 사고를 하게 하는 연구, 지식, 교육의 중요성을 믿습니다. 억압과 부정의의 역사를 마주할 때 보다 정의로운 사회를 만드는 법을 배울 수 있다고 믿습니다. 학문 공동체는 성폭력에 대한 불처벌을 지속하는 성차별적인 담론을 묵인하도록 가르쳐서는 안 됩니다. 하버드 대학과 다른 고등교육 기관의 페미니스트 연구자, 학생, 동문들로서, 우리는 이 성명을 통해 학계 내 성폭력, 성차별, 가부장제, 식민주의, 인종차별을 지속하는 주장에 대항하여 학문 공동체가 비판적인 목소리를 낼 수 있길 기대합니다.

우리는 대학 및 고등교육기관에 다음과 같이 요구합니다.

● 성차별, 식민주의, 인종차별의 피해를 줄이고 다양성과 평등 진작을 위한 학내 공동체 지침을 구축하고 강화하라.
● 성차별, 식민주의, 인종차별적 혐오 발언과 행위를 관련 대학 규정 및 Title IX의 위반사항으로써 적극적으로 조사하라.
● 학내 다양성 등을 지원하고, 역사적 차별은 물론 현재의 구조적 차별에 대한 비판적인 대화를 촉진하라.
● 학내 성폭력 생존자 지원과 트라우마 치유를 위한 신고체계 및 재원을 마련하고, 성폭력 불처벌을 종식시키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 및 제도적 조치를 시행하라.
● 전범 기업에 투자하거나, 투자받는 것을 지양하고, 해당 기업으로부터 지원받은 자금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라.

※문의: feministsonramseyer@gmail.com

※ 성명서 보러가기(국문. 영문)
※ 서명하러 가기

© 2021 박영주의 시카고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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