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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주 기자(yjpark@kakao.com)
OCT 26 2024. SAT at 6:38 PM CDT
11월 5일 미국 대통령 선거를 불과 두 주 앞두고 워싱턴 포스트가 이번 선거 “대선 후보를 지지하지 않겠다”고 밝혀 논란의 중심에 섰다. 워싱턴 포스트는 1976년 지미 카터 후보를 선택한 이후 그동안 민주당 대선 후보를 지지해왔다.
워싱턴 포스트는 지난 25일(금) 올해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대선 후보를 지지하지 않을 것이며 앞으로도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입장은 웹사이트 메인 화면에 게시됐다.
포스트는자체 내부 작동을 보도한 이 기사에서 출판물 내 알려지지 않은 소식통을 인용해 도널드 트럼프보다 카멀라 해리스를 지지하는 글이 작성됐지만 게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해당 소식통은 포스트 기자들에게 회사 소유주인 억만장자 제프 베조스가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포스트 발행인 윌 루이스는 칼럼에서 이 결정은 실제로 수년 전 후보자를 지지하지 않던 이 신문의 전통으로의 회귀하는 것이고 썼다 . 그는 이것이 “독자들이 스스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능력”에 대한 이 신문의 믿음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포스트가 항상 지지해 온 가치와 일관적”이라고 주장했다.
루이스는 “우리는 이것이 어떤 후보에 대한 묵시적 지지, 다른 후보에 대한 비난, 또는 책임의 포기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읽힐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으며, 그것은 불가피한 일”이라며 “하지만 우리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 이것은 포스트가 항상 지켜온 가치와 우리가 지도자에게 기대하는 바에 일치한다고 본다: 미국의 정신에 봉사하는 품성과 용기, 법치에 대한 존경, 그리고 모든 측면에서 인간의 자유에 대한 존중이다”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포스트가 대통령 후보 지지를 정기적으로 시작한 것은 1976년 지미 카터를 지지하면서부터였다. 포스트는 2016년과 2020년에 트럼프의 민주당 경쟁자들을 지지했고, 트럼프는 종종 이 신문의 비판적 보도를 비난했다.
포스트는 이번 결정이 뉴스룸과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의견 부서의 많은 사람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켰다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흔히 뉴스를 보도하는 부서와 의견을 쓰는 부서를 ‘교회와 국가의 분리’로 비유한다.
이 결정에 대해 2012년부터 2021년까지 포스트 편집장을 지낸 마틴 배런은 X를 통해 이 결정을 강하게 비판하며, 이것이 트럼프가 베조스와 다른 사람들을 더욱 위협할 수 있도록 만든다고 말했다. 그는 “이것은 겁쟁이 짓이며, 민주주의가 그 희생양이 되고 있다”며 “용기로 유명한 기관에서 나온 참으로 비겁한 결정”이라며 깊은 우려를 표했다.
포스트의 이번 결정은 격렬한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실제로 이날 오후 중반까지 이 칼럼은 7,000개 이상의 댓글을 끌어냈고, 그 중 다수가 비판적이었다. 한 독자는 포스트 슬로건인 ‘민주주의는 어둠 속에서 죽는다’(Democracy Dies in Darkness)를 인용하며 “슬로건을 `민주주의는 대낮에 죽는다’(Democracy dies in broad daylight)로 바꿔야 할 때다”라고 힐난했다.
특히 이 결정에 앞서 금요일, 트럼프가 오스틴에서 연설한 후 베조스의 우주 탐사 회사인 블루 오리진 임원들을 만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은 더욱 커졌다. 트럼프는 블루 오리진 CEO와 정부 관계 부사장과 간단히 대화를 나누었다. 일부 비평가들은 베조스가 트럼프를 적대시하는 것을 피하고 싶어한다고 공개적으로 추측했다.
한편, 포스트에 앞서 비슷한 시기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도 유사한 결정을 먼저 발표했다. 타임스의 소유주 패트릭 순-숑은 그가 편집위원회를 검열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편집위원회는 원래 해리스 후보를 지지할 계획이었다고 알려졌다. 타임스결정 후폭풍으로 이 신문의 사설 페이지 편집장과 편집위원회 구성원 두 명이 사임했다.
지난 8월에는 새롭게 개편된 미네소타 스타 트리뷴도 후보 지지를 중단한다고 공개했다. 이 신문은 미네소타 팀버울브스의 소유주이기도 한 억만장자 글렌 테일러가 소유하고 있다. 발행인은 해리스 후보 러닝메이트인 팀 월츠 주지사 행정부의 경제 개발 담당 위원이었던 스티브 그로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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