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포스트 만평가 트럼프 관련 만평 거절 반발 사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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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조스 돈 들고 트럼프 절하는 그림…텔네스 “언론 자유에 위험”

박영주 기자(yjpark@kakao.com)
JAN 5 2025. SUN at 5:46 PM CST

워싱턴포스트(Washington Post) 만평가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 관련 만평의 지면 게재가 거절되자 사직했다.

사직을 공식 발표한 만평가는 지난 2008년부터 이 신문에 만평을 게재해 온 앤 텔네스(Ann Telnaes). 텔네스는 지난 3일(금) 온라인 플랫폼 서브스택(Substack)에 글을 올려, 트럼프에게 돈 가방을 건네며 절하는 모습으로 묘사된 워싱턴포스트 소유주 제프 베이조스와 기타 미디어 경영진들을 그린 만평을 제출했으나 편집자에 의해 거절당했다고 밝혔다.

그녀는 이 만평이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에게 잘 보이려 노력하는 억만장자 기술 및 미디어 경영진을 비판하기 위해 그렸다”고 설명했다.

텔레스는 “베이조스를 비롯한 여러 경영진들이 플로리다주 마라라고(Mar-a-Lago)에 있는 트럼프의 클럽에서 목격된 바 있다”며 “이들이 정부와의 수익성 높은 계약을 맺고 규제 완화를 추구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텔네스는 이전까지 자신이 그린 만평이 메시지 자체의 이유로 거절된 적은 없었다며, 이런 행위는 언론 자유에 위험하다고 주장했다.

“어떤 이들은 이렇게 말할 수도 있습니다. ‘당신은 회사에서 일하고 있고, 회사는 직원들이 회사의 이익에 부합하도록 행동하길 기대할 권리가 있다.’ 하지만 언론사는 공적 의무를 지니며, 민주주의 사회에서 언론 자유를 보호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이런 언론사의 소유주는 언론 자유를 지키는 데 앞장서야 하며, 독재자가 될 가능성이 있는 인물에게 잘 보이려는 행위는 결과적으로 언론 자유를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입니다.

편집 만평가로서 제 임무는 권력자와 기관들을 책임지게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번에 제 편집자가 저를 처음으로 그 중요한 역할에서 물러서게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워싱턴포스트를 떠나기로 결심했습니다. 제 결정이 큰 반향을 일으키지는 않을 것이며, 제가 단지 만평가일 뿐이라는 이유로 무시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저는 만평을 통해 권력을 견제하는 일을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흔히 말하듯이, ‘민주주의는 어둠 속에서 죽기 때문입니다.’”

이에 워싱턴포스트 편집자는 텔네스 주장을 반박했다. 이 신문사 논설 페이지 편집자 데이비드 십리(David Shipley)는 AP에 전달한 성명에서 만평을 제외하기로 결정한 이유에 대해 “이미 같은 주제를 다룬 칼럼이 실렸으며, 같은 주제를 다룬 또 다른 칼럼이 예정돼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텔네스의 사건 해석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모든 편집 판단이 악의적인 의도를 반영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반복을 피하기 위한 판단이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2025 박영주의 시카고오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