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아미 오브 더 데드(Army of the D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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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점만 튄다, 148분 피범벅 액션…그뿐, 킬링타임용
잭 스나이더 기대 금물, 어떤 건 욕심…넷플릭스 출시

피범벅 살점이 튄다 표현. 좀비를 앞세워 마음껏 총질하고 분탕질하며 쾌감 느끼는 장르. 그 고전적 레퍼토리 답습. ‘잭 스나이더’는 없다.

이 영화 ‘아미 오브 더 데드’(Army of the Dead)를 본 소감이다.

오늘, 토요일(22일) 넷플릭스 ‘미국에서 많이 본 콘텐츠 1위’다. 미쿡 사람들 좀비영화 정말 좋아한다. 한국 좀비물 ‘킹덤’도 그렇고, ‘스위트홈’, ‘살이있다’도 나왔다 하면 1위. 넷플릭스는 이 영화, ‘액션 & 어드벤처, 호러 영화’라고 소개하고 있다.(시리즈로 나오나?)

*’아미 오브 더 데드’ 예고편 보기

데이브 바티스타(Dave Batista)가 주인공인 영화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그 덩치 그 배우 맞다. 또 한 명의 이종격투기 선수 출신 유명 배우. 기실 다른 배우들 잘 모르겠다. 낯익은 배우들 있지만, 누군지 확인하기도 싫고. 영화 다 보고 이렇게 매력 있는 배우 하나도 발굴 못 한 건 또 처음인 듯.

바티스타 귀염뿜뿜 홍보. 이 친구 ‘분노의 질주’ 탑승 여부도 관심. 요즘 핫해.

이 사람이다.

뭣보다 이 영화, 잭 스나이더(Zachary Edward Snyder)가 연출해 화제가 됐다. 트위터에 일일이 연출 씬 올리고, 직접 출시 소식도 알렸다. ‘저스티스 리그’ 스나이더 버전으로 최근 유명세를 더했는데, 그 기세를 몰아 좀비 장르에 도전했다. 넷플릭스도 소셜미디어 등 통해 엄청 몰아주는 분위기.

2시간 28분 금방 간다. 맞다, 킬링타임용. 그러나 스나이더 감독표 좀비영화라고 넘 큰 기대는 하지 말 것, 딱 거기까지. 때리고 부수고 박살내는 액션도 딱 기대한 만큼. 찰진 스토리는 기대 안했지만, 인상적인 배역이 하나도 남지 않는다는 건 슬픈 일이다.(좀비 타이거 ‘밸런타인’은 쫌 멋지다) 부녀(관계)의 화해로 가족애를 살짝 넣었는데 효과는 없다. 오히려 ‘아빠 말 안 듣는’ 딸(케이트)만 밉상.

얘, 생긴 거와 다르게 이름은 ‘밸런타인’.

이 영화를 보는 게 시간 낭비고 지나친 기대는 하지 말란 평도 누군가 트윗. 한마디로 ‘잭 스나이더 이름값 못한다’는 거. 뭐든,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

촬영 중인 스나이더. /사진=넷플릭스 트위터

스토리는 그냥 단순 직진. 좀비랜드(라스베이거스)에 한 팀이 들어가 거’기 금고에 담긴 돈(2억불인가)를 빼내오는 게 임무. 그 과정에서 좀비들과 혈투. 근데 다른 ‘목적’이 끼어들어 일을 엉망으로 만든다. 그리고 ‘다 끝난 줄 알았지?’ 마무리.

그렇게 알고 보면 된다. 얼마나 호쾌하게 호탕하게 더 많이 더 폭발적으로 좀비들을 사냥하는 거냐, 이것만 남는다. 온갖 화기를 동원한 격렬한 화력. 좀비를 만나면 누구나 명사수가 된다. 한 발 한 발이 좀비 머리를 파탄 내는 기막힌 사격술. 딸 케이트도, 금고 전문가조차.

역시 ‘싸움은 쪽수’라는 생각. 아무리 총질 잘하고 잘 싸워도 ‘떼’에는 못 당한다. ‘황혼’을 좋아하는 스나이더 특유의 비주얼 연출도 볼 수 있다. 묵화에 비장미를 더한 그 나름의 독특한 연출, 그 색감이 좋아 나도 석양을 좋아한다.

역시 싸움은 쪽수.

옥에 티. 잘 보면 어떤 좀비들 대가리 총 맞기도 전 먼저 쓰러진다. 합이 안 맞은 꼴. 지능이 있고 당연히 인간보다 빠르며, 임신도 시카고 하는 ‘알파’라는 좀비의 지배세력, 이들이 컨테이너로 만든 라스베이거스 안과 밖 경계를 못 넘나든다는 설정은 단순하다. 핵폭탄 하나로 좀비랜드를 전멸시킬 수 있을 거란 발상도. 아시안 혐오 전국 확대되는 이 시국에 비열한 의뢰인은 또 왜 일본인(다나카), 이런 생각도.

한가지. 스나이더가 떡밥은 뿌려놓았다. ‘무한 시간 반복’. 이 대사. “Caught in an infinite time-loop. Fighting and dying. Fighting and dying.”

실제 트위터들 올린 사진 보면 해골과 이 여자(남주 여친?) 목걸이가 동일. MCU, DCEU 영화 찍으면서 배운 ‘멀티버스’(Multiverse) 스킬 슬쩍 끼워넣기를 시전했다.(이 부분 지적한 댓글들 뜻밖에 많음. 무서운 사람들) 근데 관객 처지에서 의도가 잘 안 먹힌다는 게 단정. 보다 보면 그 맥락에서 ‘웬 헛소리’ 이런 생각이 든다.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 스나이더가 뿌려놓은 떡밥 ‘멀티버스’.

하나 더. 총 맞고 죽어가는 좀비가 순간 ‘로봇’으로 나오는 장면(얼굴 왼쪽이 파란 불빛과 함께 로봇 해골 형상)이 있다. 아주 찰라. 이것도 감독의 계산된 트릭일까.(이를 두고 “좀비의 근원이 외계인일 것”(@songofsaturn)이란 트윗도. 이 사람들 참)

로봇 좀비? /사진=@ApertureNite

이에 대한 스나이더의 응수.

“좀비 기원에 대해 모호함을 더하기 원했다. 자세히 보면 로봇 좀비가 섞여 있다. 좀비 감시 위해 정부가 심어놓은 좀비? 아니면 다른 세계의 좀비? 불라불라”. 뭔 소리야 이게. 감독, 영화로 말해야.

외계에서 온 로봇 좀비. 스나이더 떡밥 2. /사진=한 트위터리안.

이렇게 파고드니 영화가 영화 밖에서 시끄러운 거. 그걸 원했다면 스나이더 성공한 거고. 대신 일반 관객은 고개 흔들고.

“Fuck”

영화 마지막 대사다. X된 건, 영화일까 관객일까.

#ArmyOfTheD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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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39.0522.2021.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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