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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주 기자(yjpark@kakao.com)
*AUG 2. 2022. TUE at 7:39 AM CDT
*두 줄 평: 주말 몰아보기 추천 영화. 아마존 프라임 또 한 건. ‘페이퍼 걸스’(Paper Girls) 단순 ‘신문팔이 소녀’ 얘기 아님. 근데 뒤로 갈수록 내공 소진.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가 지난 7월 29일 공개한 시리즈물 ‘페이퍼 걸스’(Paper Girls)를 봤다. 넷플릭스를 7할 본다면, 아마존 프라임은 시청 비율이 3할 정도 된다. 어쩌다 올라오는 새 작품 중 간혹 볼만한 것들이 있어 왕왕 들른다. ‘페이퍼 걸스’도 새로 출시됐다고 떴는데, 처음엔 그냥 넘겼다. ‘신문팔이 소녀들’ 시시껄렁한 그런 내용 아닌가, 싶었다.
리뷰도 써야 하는데 주말, 넷플릭스도 그렇고 아마존 프라임도 정말 볼 거 없더라. (못 고르겠더라, 이 표현이 더 맞으려나)
구글 검색하다가 이 드라마가 그런 내용이 아니라는 걸 얼핏 알았다. ‘추천’한다고 하니, 뭐 다른 게 있나 하고 보기 시작한 작품이다. 보면서, ‘이거 물건이네’ 했다. 10대 방담 정도가 아니다. 얘기는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시간 여행을 모티브로 마구마구 소재를 확대한다. 로봇까지 나온다.
제1화 중반으로 가면서 점점 ‘기묘한 이야기’(Stranger Things) 분위기를 풍겼다. ‘뭐지?’ 하면서도 ‘재밌겠다’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냥 몰아보기, 그렇게 쭈욱 봤다.(페이퍼 걸스를 보며 넷플릭스 ‘기묘한 이야기’를 연상하는 게 나만 아니다. 구글 검색하면 자동 검색어에 ‘paper girls stranger things’가 뜬다. 외신들도 이 부분에 주목. 아예 둘을 비교한 글도 있다.)
모두 8개 에피소드로 공개된 이 아마존 프라임 시리즈물은 ‘2019년 현재의’ 에린(앨리 윙)이 집에 침입한 누군가를 두려워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1988년 레이건 대통령 시절로 돌아가 해 뜨기도 전 신문 배달에 나서는 소녀 4명으로 이 드라마는 대장정을 시작한다. 낯선 이를 만나고, 어찌어찌하다 보니 2019년으로 왔다. 그리고 시간대를 오가면서 쫓고 쫓기는 이야기. 좋은 편과 나쁜 편 선악 구분 확실한데, 아이들도 어른들도 쫓는 자들을 어쩌지 못한다.
이 드라마는 제1화에 등장하는 이 대사 한 마디로 다 설명된다. “저분이 쟤”. 1988년의 에린이 2019년의 에린을 만난다. 그리고 함께 다니며 시간 여행을 하다가 ‘어른 에린’이 죽기까지 한다. 미래의 내가 과거의 나 보는 앞에서 죽는다? 과거로 가 어떤 사건을 손 대면 그게 미래에 미치는 영향은 또 어떻게 되나…. 시간 여행을 소재로 다룬 모든 콘텐츠는 그야말로 이해 불가. 이를 풀어나가는 솜씨에 따라 뒤죽박죽 친절한 설명은 없다.
이 시리즈물 ‘페이퍼 걸스’도 마찬가지다. 이해하려고 보다 곧 포기했다. 그냥 ‘재미’만 좇으면 된다. 근데 이게 뒤로 갈수록 점점 힘에 부친다. 뭔가 조악한 느낌. 로봇도 그렇고 잠깐 등장하는 레이건 합성 모습도 그렇고 좀 엉성하다. 그러다 툭 필름 끊기듯, 제8화가 끝난다. 시즌 2는 안 나올래야 안 나올 수가 없을 것 같은데, 그러려면 더 인기를 끌어야.
페이퍼 걸스는 다시 시간 여행을 한 주인공들이 자동차 극장에서 ‘이런 제길!’ 하면서 끝난다. 이게 무슨 의미인지를 몰라 찾아봤다. 그제야 ‘또 다른 시간대로 온 거구나’ 알 수 있었다. 불친절한 연출이다.
원래 살던 1988년으로 ‘드디어’ 왔기를 바랐지만, 사람들 오래된 영화를 보고 있는 자동차 극장, 화면에서 흘러나오는 데이비드 보위의 노래 ‘골든 이어’(Golden Years)… 이 노래가 1974년 발매됐고, 보위 노래가 1975년과 관련 있는 것으로 보아 이에 비춰 얘들이 당도한 시간대가 1970년 대 일 것이라는 내용. 이번엔 훨씬 더 과거에 닿은 것이다.
릴리 레이 넬렛(에린 티엥), 소피아 로진스키(맥 코일), 캠린 존스(티파니 퀼킨), 피나 스트라자(KJ 브랜드맨) 이 네 사람이 10대 주인공을 맡았다. 네 명 다 어디서 본 기억이 없는 배우들.
원작은 만화다. 브라이언 K. 본, 클리프 챙의 만화책 ‘페이퍼 걸스’를 그대로 영상에 담았다. 매 회마다 연출자가 다르다. 아카데미 상에 노미네이트 된 ‘미나리’ 제작자인 한인 크리스티나 오(Christina Oh)가 이 드라마 제작에 참여한 것도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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