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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오픈 로스터리 본사 겸해…안팎 분위기 커피맛 일품 다음 기약
글/박영주(yjpark@kakao.com)
스타벅스, 파네라… 이런 거 말고 맛있는 커피, 가령 ‘동네 커피’나 ‘수제 커피’가 마시고 싶었다. 브랜드 가치에 눌려 맛을 잃어버린 것들이 너무 많아 더 그렇다. 시카고 서버브 추천 맛집 이렇게 소개할 만한 곳.
그래서 발견한 것이 리버티빌 ‘한사’(Hansa Coffee Roasters)였다. 세차장(혹은 차량 정비소)을 개조한 구조의 커피숍. 자체 로스팅을 제공하는 곳이고, 제법 유명한 곳이었다. 몇 번 갔다. 그러다 발길을 뚝 끊은 것이, 지지난 여름인가 아주 무더운 날, 문 활짝 열어놓고 실내에서도 땀 뻘뻘 흘린 경험을 한 뒤였다. 불친절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발길 뚝 끊었다. 그러다 소개받은 곳이 바로 여기 ‘탈라’(Tala Coffee Roasters). 지인이 알려준 지는 꽤 됐지만, 미루고 미루다 마침내 추수감사절 연휴 마지막 날이자 2024년 12월 첫 날 영업 종료 시간에 임박해 다녀왔다. 일요일 영업 마감 시간은 오후 6시.
한사가 리버티빌 다운타운 대로변(기찻길 바로 옆이다)에 있다면, 탈라는 큰길가에서 안쪽으로 꽤 들어간다. 거기 그렇게 넓은 호수가 있는 줄 몰랐다. 한국 유명 유원지 히든 잼 카페가 있듯 여기 탈라도 그렇다. 시카고 12월 이미 해가 한참 전에 넘어간 어두운 저녁 5시, 어둠을 헤치고 집에서 13분 걸려 도착한 곳. 오른쪽에 호수, 그 맞은 편 왼쪽에 탈라가 있었다.
‘탈라’(Tala) 뜻 뭐지? 또 어디?
참고로, 탈라 홈페이지를 뒤졌다.
탈라(Tala) 뜻풀이.
“탈라(Tala)는 다양한 언어와 문화권에서 사용되는 이름으로, 그 의미는 ‘천상의 야자수'(아랍어)에서 ‘황금'(페르시아어), ‘늑대 공주'(나바호어), ‘이야기'(사모아어) 등 매우 다양합니다. 다양한 의미를 관통하는 공통점은 아름다움, 힘, 달콤함의 의미를 담고 있다는 점입니다. 다양한 문화권에서 공유되는 이 이름은 커피가 다양한 삶의 스펙트럼을 가진 사람들을 연결해 주는 달콤하고 아름다운 경험을 떠올리게 합니다. ‘탈라’라는 이름이 한 언어에만 속하지 않는 것처럼 커피도 한 집단에만 속하는 것이 아니며, 따라서 커피는 모든 사람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일리노이에 모두 세 군데 있다. 리버티빌(2호점)과 하이우드(1호점), 위네카(3호점).
셋 중 가장 먼저 문을 연 곳이 하이우드. 이 지점은 2018년 8월 11일 옛 소방서 건물에 오픈했다. 하이우드가 어디? 하일랜드 파크 웃동네다.
우리가 간 리버티빌 카페는 로스터리 및 본사와 같은 건물에 위치해 있다. 2017년 6월 로스팅 작업을 시작했지만, 카페는 2023년 9월 3일 문을 열었다. 회사 홈페이지 설명 “이 카페는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이지만 이 특별한 카페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을 것입니다.”
위네카 카페는 리버티빌 카페보다 약 3개월 뒤인 2023년 11월 30일 문을 열었다. 1960년대 버려진 주유소를 2년간 리모델링했다.
세 카페 모두 오전 7시 문을 열어 오후 6시 닫는다. 퇴근 늦은 사람들은 가보지도 못할 듯.
분위기만큼 커피 딱 내 입맛
호수를 끼고 카페에 닿으면서 ‘낚시해도 좋겠다’는 생각을 먼저 했다. 날 밝을 때 와서 낚시할 만한 데 어딜까, 찾아보기로 했다. 주차장은 넓었다. 카페 바로 앞과 그 앞쪽에 공간이 꽤 넉넉하다. 영업 종료 약 1시간 남은 시각, 카페 바로 앞쪽에 여태 많은 차들이 세워져 있었다.
건물 맨 왼쪽이 카페다. 그 나머지 면적은 뭔가 했는데, 홈페이지를 보고 여기가 탈라 본사 겸 로스터리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계단을 올라 카페에 들어서면 크진 않지만, 아늑한 내부 조명과 디자인이 시선을 사로 잡는다. 천장 조명에 꽤 신경을 썼다. 직원들 일하는 공간 천장 조명이 더 화사하다. 10개 넘는 좌석을 거의 채우고 사람들 작업을 하거나 대화를 하고 있었다.
커피 등 음료 외 빵도 있다. 자체 브랜드 커피와 각종 커피 기구 등도 판다. 옷도 판다. 집에 로스팅 된 커피를 배달해주는 구독 서비스도 제공한다. 계산대 뒤쪽 큰 창 너머로 로스팅 설비가 보인다. 여기서 만든 커피가 3개 지점으로 배달되는 식이다.
다양한 메뉴 중 ‘아메리카노’를 선택했다. 재밌는 게 용량이 세 종류(8/12/16OZ)인데 가격은 3.75불로 다 같다. 재밌는 마케팅이다. “첨 왔다”고 하니 아주 친절하고 핸썸하게 생긴 젊은 직원 두 잔 4불에 해준다. 이것도 유쾌한 센스.
분위기만큼 커피 맛도 탁월했다. 강한 맛 없이 목넘김 좋다. 텁텁하거나 신맛, 탄맛, 쓴맛 없이 그냥 커피 본연의 맛만 브로잉한 느낌. 원두 원산지도 살짝 궁금했다. 다만, 진한 커피를 선호한다면 약간 순하다 그런 느낌은 가질 수 있겠다.
어떤 테이블과 의자는 불편했다는 지인, 전체적으로 “한국 카페같다”고 엄지척 했다.
마지막 손님이 되고 싶지는 않아 한 팀 남겨두고 영업 끝나기 10분 전 나왔다. 자주 올 것 같은 느낌. 날 밝을 때는 또 어떨까, 궁금하기도 했다. 멀리 시카고 다운타운 ‘웨스트 루프 명물’이라는 ‘사와다’(Sawada Coffee) 안가도 되겠다. 처음 알아 오래 두고 싶은 친구를 만난 기분.
<10:051201.해.2024.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