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트팜 도난 급증 현대·기아차 보험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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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레시브도 신규 가입 중단…미 전역 소송도 잇따라

*박영주 기자(yjpark@kakao.com)
*JAN 29. 2023. SUN at 9:57 PM CST

최근 3년 새 일부 현대와 기아차 도난이 급증한 가운데, 주요 보험사들이 해당 차량에 대한 보험 가입을 거부하고 나섰다. 차량 탈취가 잇따르면서 개인이나 지역 정부 차원의 소송도 잇따르고 있어 현대·기아차 대응도 주목된다. 핸들잠금장치 제공 등 소극적 대응을 재고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많다.

현대차와 기아차 도난이 급증하자 스테이팜과 프로그레시브 등 보험사들이 신규 가입을 중단했다.
현대차와 기아차 도난이 급증하자 스테이팜과 프로그레시브 등 보험사들이 신규 가입을 중단했다. 사진은 충돌사고를 일으킨 훔친 기아 차량. /사진=시애틀 검찰 소장

CNN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미국 최대 자동차 보험사 중 하나인 프로그레시브와 스테이트팜이 도난이 급증한 일부 구형 현대와 기아차 모델에 대한 보험 가입을 특정 도시에서 거부하고 있다. 회사 측은 구체 지역을 밝히지 않았지만, 언론들은 콜로라도주 덴버와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등에서 신규 가입을 불허하고 있다고 전했다.

보험사들 이런 조치는 이 지역에서 현대·기아차 도난이 급증한 데 따른 것이다. 스테이트팜은 CNN에 전달한 성명에서 “우리는 현대·기아차 차량의 도난 피해가 급증하면서 일부 주에서 특정 연식과 트림 대상 신규 보험 가입을 잠정 중단했다”며 “이는 고객과 전체 자동차 보험업계에 심각한 문제”라고 밝혔다.

프로그레시브도 일부 시장에서 현대·기아차 보장을 줄이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 회사는 최근 발표한 이메일 성명에서 “지난 한 해 동안 특정 현대와 기아 차량 도난율이 3배 이상 늘었고, 일부 시장에서는 다른 차량보다 도난당할 가능성이 거의 20배 더 높다”고 적었다.

프로그레시브는 “우리의 보험 수가 정책에 따라 절도의 폭발적인 증가는 해당 차량에 대한 우리 보험 적용을 매우 어렵게 만든다”며 “이에 대응해 우리는 해당 차량 모델 중 일부에 대한 새로운 보험 판매를 제한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보험 정보 연구소 마이클 배리 대변인은 “자동차 보험사들은 사업하는 지역에서 시장점유율을 높이길 원한다”며 “이렇게 특정 차량 제조사나 모델에 대해 신규 보험 가입을 중단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지적했다.

고속도로손실데이터연구소(HLDI)가 지난 9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19년까지 현대와 기아차 모델은 비슷한 연식의 다른 차량보다 도난당할 가능성이 약 2배 높다. 차량 도난 방지 시스템인 이모빌라이저가 없는 차량이 주 탈취 대상이다.

HLDI에 따르면 이모빌라이저는 2015~2019년 판매된 차량의 96%에 표준 장착된 장비였지만, 당시 현대차와 기아차는 26%만이 이를 장착했다. 버튼을 눌러 시동을 거는 시스템과 달리  금속 키를 삽입하고 돌려야 하는 턴키 점화 스위치 방식 모델은 이모빌라이저가 없다.

이모빌라이저는 차량에 있는 컴퓨터 칩과 키에 있는 또 다른 칩의 정보를 확인해 차량 시동을 걸어준다. 올바른 키가 아니면 이모빌라이저가 차량을 움직이지 않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지난 2021년 ‘기아 보이스’로 알려진 단체가 이모빌라이저가 없는 현대·기아차 차량 탈취 방법을 ‘틱톡 챌린지’로 소개하면서 차량 도난이 급증했다. 범죄가 처음 성행했던 위스콘신주 경우, 현대차와 기아차 도난 청구액이 2019년 대비 30배 이상 급증했다고 HLDI는 밝혔다.

이에 대해 기아와 현대차는 CNN 등 언론에 보낸 성명에서 이모빌라이저가 없는 차량에 대한 별도 보안 소프트웨어를 개발, 이를 곧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사는 이르면 내달 이 소프트웨어를 무료로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이들 회사는 지역 경찰서 등과 손잡고 해당 차량 차주들에게 핸들 잠금장치를 무료 제공하고 있다. 또한, 차량용 보안 키트를 별도 판매해 도난을 예방하도록 하고 있다.

한편, 현대·기아차 도난이 급증하는 데 대응해 관련 소송도 미국 전역에서 잇따르고 있다. 가장 최근 시애틀 시가 지난 24일 기아와 현대차를 상대로 연방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을 맡은 앤 데이비슨(Ann Davison) 시 검사는 “지난해 7월부터 수 개월간 시애틀 시에서 기아차와 현대차 도난이 625% 증가했다”며 “이모빌라이저를 장착하지 않은 것은 물론, 해당 모델을 리콜하지 않아 시애틀 전체의 공공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고 이들 제조사를 비난했다.

시애틀 경찰이 밝힌 2002년 이 지역 내 현대 기아차 도난 건수 월별 증가율.
시애틀 경찰이 밝힌 2002년 이 지역 내 현대 기아차 도난 건수 월별 증가율. /사진=시애틀 시 검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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