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식당에서 인종차별 당한 메릴랜드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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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수증에 ’N 단어’ 표기 항의…매장 “직원 해고” 재발 방지 약속

박영주 기자(yjpark@kakao.com)
AUG 14 2024. WED at 9:12 PM CDT

샌프란시스코에 여행 갔다가 맛있는 식사를 위해 방문한 식당에서 인종차별 당한 어느 가족 얘기. 식당 직원이 고객 영수증에 N-word 단어를 남긴 것. 식당 측 “직원 즉시 해고” 사과 뜻 밝히고 재발 방지 약속했지만 경찰 수사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인종차별 영수증
샌프란시스코 한 식당을 방문한 흑인 가족에게 인종차별 단어가 포함된 영수증이 전달됐다. /사진=KTVU(폭스2)

메릴랜드 사는 휘트니 워싱턴 가족이 샌프란시스코 미션 디스트릭트의 피카 피카 아레파 키친(Pica Pica Arepa Kitchen)를 방문한 것은 지난 12일(월) 오후.

가족이 주문한 음식을 기다리며 자리에 앉아 영수증을 살펴보다 예기치 못한 내용을 발견했다. “사실 제 딸이 영수증 오른쪽 상단에 적힌 내용을 눈치챘다. ‘여기 N—(N-word)’라고 적혀 있었다”라고 워싱턴은 말했다.

워싱턴과 그녀의 가족이 주변 다른 손님들 영수증을 확인한 결과, 인종 비하가 적힌 영수증은 자신들뿐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워싱턴은 “그 식당에 흑인은 우리뿐이었다”라고 말했다.

음식을 돌려주고 돈과 설명을 요구한 워싱턴에게 문제의 직원 왈 “그 단어가 어떻게 거기에 있는지 모르겠다”며 발뺌. 영수증은 해당 직원이 가져갔고, 워싱턴은 어렵게 사진을 남길 수 있었다.

인종차별 샌프란시스코 식당
인종차별 영수증으로 문제가 된 샌프란시스코 레스토랑 ‘피카 피카 아레파 키친'(Pica Pica Arepa Kitchen) 홈페이지

식당 측 대응. 이튿날 매니저 연락.

자신을 매니저라고 밝힌 여성 베나 “우리는 그 직원을 즉시 해고했다.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분과 이야기할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다.”

14일 오후 9시 현재 해당 레스토랑은 홈페이지 첫 화면 배너를 통해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며 아래 사과의 말을 전하고 있다.

우리는 이번 주 우리 회사 직원이 영수증에 인종적 모욕어를 써서 방문한 식당 손님 그룹을 모욕했다는 것을 인정합니다. 이는 어떤 식으로든 우리의 가치를 대표하지 않는 개인의 행동이었습니다. 모든 사람을 환영해 영양가 있고 맛있는 식사를 즐기도록 하는 우리 가치는 어떤 식으로든 이 행동과 일치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즉각적인 조치를 취했고 그 사람은 더 이상 피카 피카에서 일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이 끔찍하고 용납할 수 없는 사건을 계기로 직원 교육을 개선해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를 경험한 고객과 이 끔찍한 사건으로 인해 영향을 받은 다른 모든 사람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아울러 이 행동으로 인해 발생한 피해와 상처에 대해서도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샌프란시스코 인종차별 식당
인종차별 샌프란시스코 식당 ‘피카 피카 아레파 키친(Pica Pica Arepa Kitchen)’가 홈페이지에 내건 사과문.

샌프란시스코 경찰이 인종 차별적 메시지에 대한 신고를 접수한 상태. 현재로서는 이 사건이 어떻게 진행될지 불분명하다는 고 이를 보도한 KTVU(폭스2)가 전했다.

그래도 워싱턴 “나는 이번 경험에 충격을 받았지만 샌프란시스코의 아름다움과 다양성 또한 보았다”고 여행 후기를 남겼다. 아울러 그녀는 인종차별에 직면했을 때 목소리를 내고 맞서 싸우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2024 박영주의 시카고오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