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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년 만에 볼링장을 다녀왔다. 미국에 와서 한 번인가 쳐보긴 했다. 한국에서는 왕왕 다녔는데, 폼 무시 그냥 점수를 득하는 걸로 만족하는 실력. 저녁 먹고 별안간 나온 볼링 얘기, 바로 ‘다녀오자’ 해 토요일 밤 12시까지 하는 동네 볼링장엘 다녀왔다.
사족이긴 한데, 우리 다녀온 여기 ‘볼레로’(Bowlero)라고 미국 전역 체인점을 두고 있다. 동네 메이시스 백화점 건너편. 여기를 왜 얘기하냐면 지난해 말 인근 한 연못에서 익사한 10대 소녀의 최종 목적지가 바로 여기였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열리는 회사 연말 파티에 참석하러 오다가 T자 교차로에서 연못으로 직진하는 바람에 차와 함께 숨진 비극적인 사고.
<관련기사> 버논힐 익사 10대 소녀 사고 현장을 다녀왔다
처음 와보는 곳인데 제법 실내가 컸다. 꾸며놓기도 잘했다. 역시 ‘동네 스포츠’ 시설을 잘해놨네.. 했다. 그게 함정이었다. 비쌌다. 한 게임당 10불. 네 사람이면 40불이다. 그리고 신발 빌리는 데 무려 6불. 세네 번 대여하면 새 신발 하나 살 액수다. 그리고… 생수병 하나가 무려 3불이다. 두 병 시켰더니 6불. 혀를 내둘렀다.
같이 간 지인 “엄청 올랐네. 나 한참 칠 때는 3~4불.” 그게 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비싼 건 사실. 한국 요즘 볼링 한 게임 가격이 얼마인지도 궁금해졌다.
치킨과 맥주, 모짜렐라 치즈, 클래식 피자, 햄버거 등 먹거리도 파는데 저녁 먹은 뒤라 시키지는 않았다. 오락실과 당구대 등도 놓여 아이들 포함 놀거리도 여기저기 있다. 파티를 겸한 볼링을 즐길 수 있도록 ‘스페셜 이벤트’도 가능하다.
레인은 멋지다. ‘가장 힙한 레인이 볼레로에 있다! 볼레로의 레인은 블랙 조명, 부드러운 라운지 좌석, 라이브 스포츠와 뮤직 비디오부터 클래식 가족 영화까지 모든 것을 재생하는 대형 HD 비디오 월을 갖춘 게임에서 가장 멋지고 멋진 곳 중 하나이다.’ 회사 홈페이지 글귀. 공감한다.
게임 결과는, 참패. 두 게임 쳤는데, 둘 다 100을 못 넘겼다. 똥폼이고 회전력도 제로지만 이 정도는 아니었다. 페이스북에 글 남긴대로 ‘100만년 만에 왔다. 100만년 뒤에나 와야겠다’ 딱 그 심정.
내친 김에 동네 볼링장 또 어디 있나 찾아봤다.
집에서 6분 거리 ‘레이크사이드 레크레이션 센터’(Lakeside Recreation Center)라는 곳이 있다. 여기 볼레로보다 좀 싸다. 평일 6시 이후 6불, 금~일요일 8불이다. 시니어는 각각 4.5불, 6불. 시니어가 몇살부터인지는 담에 가면 확인할 요량.
이밖에 2.7마일 떨어진 곳에 ‘페어 헤븐 레인즈’(Fair Haven Lanes)라는 곳도 있다. 홈페이지에 가격 등 필요한 정보를 찾을 수 없어 일단 패스. 이밖에 다른 곳들은 6마일 밖에 있다. 놀이 삼아 훌쩍 다녀오기엔 먼 곳들이라서 일단 제외.
* Best Bowling near Vernon Hills(Yelp)
혹시 또 가게 되면 먼저 100은 넘어야겠다. ‘터키’? 이런 건 이제 꿈도 꾸지 못할 지경.
박영주 기자(yjpark@kakao.com)
JAN 21. 2024. SUN at 10:32 PM C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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