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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명 140불’ 포만, 현지인도 즐겨찾기…환경 개선 등은 숙제
박영주 기자(yjpark@kakao.com)
APR. 6. 2025. SUN at 5:01 PM CDT

정말 오랜만 시카고 다운타운에 다녀왔고, 그 참에 ‘조선옥’에서 저녁까지 먹었다. 역시 오랜만인 조선옥 저녁, 함께 먹은 차돌백이와 볶음밥, 물냉면은 여전히 ‘미친 가성비’를 자랑하며, 포만감과 함께 만족감을 더했다.
여기, 시카고맛집으로 손색없는 조선옥은 홈페이지에 따르면 1980년 문을 열었다. “40년 전에도 있었다”는 동행의 말처럼 햇수로 45년째 나름 여전한 명성을 유지하고 있다.
조선옥은 링컨 길(4200 North Lincoln Avenue)에 있다. 시카고 다운타운 밀레니엄 파크에서 약 40분 소요. 저녁 6시 넘어 도착했는데, 벌써 길게 늘어선 줄이 당장 눈에 띄었다. 그리고 당면 문제는 예상대로 주차.
주차장이 협소하다. 차 4대(3대인가?) 세우면 끝. 가게 앞 무료 스트리트 파킹도 꽉 찬 상태. 결국 일행 줄 세워놓고 유료 스트리트 파팅 찾아 나섰다. 운 좋게도 ‘자리 났다’는 연락. 가게 앞 차를 댈 수 있었다. 럭키비키.

대기 시간 줄이는 한 가지 팁. 4명 이하로 가라. 5명 이상이면 넓은 자리 나야해서 순서를 4명 이하에 뺏긴다. 우리 포함 두 팀, 앞 줄 5명 이상 두 세팀 제치고 먼저 입장했다. 들어가는 뒤통수 얼마나 따갑던지.
한결같은 실내 분위기였다. 좁은 통로 다닥다닥 붙은 테이블 가득 웃고 떠들며 식사를 하는 사람들. 여기 이날 8할이 외국인들이었다. 조선옥, 외국인들 사이에서도 ‘싸게 많이 먹을 수 있는 한국식당’으로 잘 알려져 있단다.
구석진 자리 4명 테이블에 앉았다. 여기 술은 팔지 않는다. 마시려면 가져와야 한다.(BYOB)
메뉴는 따로 보지 않았다. 주문 익숙한 동행, 차돌백이 4인분과 물냉면, 볶음밥을 시켰다. 얇게 썬 고기, 달궈진 불판에 올리자마자 오그라들며 금방 익었다. 몇 시간 시카고 다운타운을 걸었더니 모두 배가 고픈 상태, 게눈 감추듯 차돌백이 굽는 즉시 모습을 감췄다.
밑반찬은 한상차림마냥 꽤 많이 나왔다. 특히 물김치. 시카고 와 어디에서 이렇게 시원한 물김치를 먹어봤나 싶을 정도, 옆 사람 것까지 뺏어먹었다. 파무침은 역시 고기와 찰떡궁합이었고, 전라도 김치처럼 버무린 양념 가득한 김치도 손이 많이 갔다.


‘표정 없는’ 일하시는 아줌마들 이 때문에 ‘루드하다’는 소문 많지만, 제 할일에 소홀하지는 않다. 부족한 반찬 가져다달라면 잘 갖다주신다. 싹싹한 접대를 원한다면, 많이 실망할 수는 있겠다. 그래도 볶음밥 비벼줄 때 “손 곱다” 우스갯소리 했더니 크게 웃어주신다. ‘나, 조선옥 아줌마 웃긴 사람이야~~~’.
여기 볶음밥도 꽤 유명하다. 이날은 김치가 덜 들어갔나, 좀 심심하긴 했다. 그래도 포만에 포만을 더하기엔 볶음밥만한 것도 없다.
게다가 물냉면. 2개 시켰는데 알아서 4개로 소분해주는 센스. 냉면 좋아하는 동행, “국물, 오늘 별로네” 다소 박한 평가. 그래도 쫄깃한 면에 시원한 국물, 고기 먹은 뒤 입가심으로는 나무랄 데 없다.
배 터지는 줄. 이렇게 4명이 먹어 140불이 채 안나왔다.(tax 제외) 정말 미친 가성비. 이래서 이렇다 저렇다 하면서도 시카고 오면 굳이 와서 사람들 먹는 거.
나오는 길, 여전한 대기줄. 길가 세워둔 차는 안녕했다.
덧말: 누군가 틱톡 영상에 댓글을 남겼다. ‘여기 넘 더럽고 일하는 사람 rude하고 연기도 안 좋고’…
공감. 홀과 주방, 화장실 모두 환경 개선은 절대 필요. 화장실 가려면 통과하는 주방 그 구조도 문제. 일하시는 분들 다소 무뚝뚝한 것도 사실.(그래도 이날 생각보다 ‘눈치보며’ 먹진 않았다.^^) 그래도 여전한 ‘시카고맛집’ 정평난 것은 역시 가성비 때문인 듯.
@2025 박영주의 시카고오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