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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블 세번째 스핀오프 디즈니플러스 TV시리즈물
‘로키 잡는 로키’ 종횡무진 활약상 총6편 담을 예정
요즘 ‘멀티버스’와 ‘메타버스’가 헷갈리는 와중 ‘멀티버스’를 본격 다루기 시작한 MCU(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새 TV 시리즈물 ‘로키’(Loki)를 마침내 봤다. 지난 9일(수) 첫번째 에피소드(‘Glorious Purpose’) 방영을 시작으로 매주 수요일 총 6편의 얘기가 디즈니플러스(와 훌루, ESPN+)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참고로 ‘메타버스’는 가공·추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현실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 요즘 핫한 테마다. 최근 지인이 출간한 ‘메타버스가 만드는 가상경제 시대가 온다’(한스미디어, 2021) 이 책 땜에 귀 쫑긋. 자세한 거 여기. 이에 비해 멀티버스는 ‘다중우주’라는 뜻으로 시공간에 뒤틀려 버린 세계를 말한다. MCU가 다음 세대에서 미는 개념. 자세한 거 요기.)
‘로키’는 마블이 마블 히어로(또는 빌런)를 따로 떼내 주인공으로 내세운 티비 시리즈물 첫 작품인 ‘완다비전’(2020)과 두번째 ‘팔콘 앤 윈터솔저’(The Falcon and The Winter Soldier. 2021)의 주목할 만한 성공에 힘입어 내놓은 세번째 작품이다. 엘리자베스 올슨을 내 최애 배우로 꼽게 만든 ‘완다비전’과 ‘흑인 캡틴 아메리카’를 내세우는 마블 사단의 고민을 엿볼 수 있는 ‘팔콘’ 시리즈 모두 재밌게 봐 ‘악동’ 로키의 스핀오프 역시 손꼽아 고대해온 터.
*로키 예고편 보기 https://youtu.be/nW948Va-l10
‘로키’ 1화, 이거 한마디로 ‘친절한 멀티버스 심화학습편’이다. 멀티버스가 뭐야? 마블이 올해 개봉 예정인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Spider-Man: No Way Home)과 내년 개봉한다는 ‘닥터 스트레인지 인 멀티버스 오브 매드니스’(Doctor Strange in the Multiverse of Madness)에서 본격 다룬다던데 어떻게 감상해야 하는 거야? 그래서 저 스파이더맨이 이 스파이더맨과 조우하고, 로키가 또다른 시간대의 로키를 잡으러 다닌다는 거야?… 원래 공부하며 봐야하는 마블 영화•드라마이지만 이제 이런 ‘멀티버스’ 개념 이해 정도는 꽉 밟고 가야한다.
‘로키’는 한마디로 이를 위한 것. ‘넥서스’(NEXUS)’ ‘타임 키퍼스’(Time Keepers) ‘타임 리셋’(Time Reset) ‘시간 위반자’ 등등 시간과 공간을 뒤죽박죽 섞어놓은 용어들이 다수 등장한다. 어쩔 수 없이 또 공부하며 봐야한다.
에피소드 1은 2019년 ‘어벤저스 엔드게임’에 등장했던 장면에서 시작한다. 2012년 어벤저스 1편 시점 당시 어벤저스에 체포된 로키가 (2023년 미래에서 온 어벤저스의 개입으로) 시공간을 왔다갔다 할 수 있는 스페이스 스톤(테서렉트)를 줏어들고 포탈을 열어 도망친 바로 그 장면. 바로 뒤이어 몽고 고비사막에 떨어진 로키가 TVA(Time Variance Authority) 요원들에게 체포되면서 얘기는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이 고비사막 씬, 적진에서 탈출한 아이언맨이 사막에 떨어져 누워있던 모습(아이언맨 1)을 패러디한 거라고.
로키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TVA는 일직선상의 시간 흐름이 유지되도록 파생된 변종 시간대(멀티버스)를 찾아 삭제하는 기관. 멀티버스 발생 시점을 일컫는 ‘넥서스(NEXUS)’부터 이를 좇아 다시 원 시간 흐름대로 이를 원복시키는 역할을 한다. ‘시간 연속성 위반 변종들(Variants)’이라 부르는, 멀티버스를 유발한 영혼 있는 생명체(로키처럼)들을 잡아 ‘리셋’(제거)시킨다. 과거 멀티버스로 전멸 가까운 우주의 파국을 경험한 3명의 타임 키퍼스가 설립.
자칭 타칭 ‘장난의 신’(God of mischief)으로 불리는 로키를 연기하는 톰 히들스턴 재능이 빛을 발한다. 함께 연기하는 TVA 직원 모비우스 역할의 오웬 윌슨도 시청자들 호평 일색.(‘미드나잇 인 파리’ 나온 그 배우. 언제봐도 다시 보고 싶은 영화) TVA 행동대장 쯤으로 나오는, 헌터 B-15(Hunter B-15)를 맡은 운미 모사쿠(Wunmi Mosaku) 이 배우도 주목할 만.
두 사람 케미가 빛을 더 발해야 재미도 배가.
재밌는 장면도 몇몇 나온다. 인생 살면서 한 모든 말들을 프린트 아웃한 엄청난 용지 묶음, 여기에 사인을 해야 한다. 난? 내가 한 말들은? 생각해보게 하는 장면. 8할이 후회할 말들 아니었을까, 어쩌면 9할?
“넌 1/16로 움직이지, 그래도 고통은 같아.” 헌터 B-15에게 까불다 한 대 맞고 ‘시간 환원’ 목줄을 채우기 직전 로키의 모습. 16분의 1 감속으로 고통 표현되는 이 장면도 인상적.
세상 절반의 사람들을 손가락 한번 튕겨 사라지게 했던 전대미문의 사건. 이를 가능케한 ‘인피니티 스톤’이 TVA에서는 직원들 종이 고정하는 용도로 쓰일만큼 하잘것 없이 치부된다. 대단한 조직이란 의미지만 타노스를 생각하면, 인피니티 워(와 엔드게임)를 생각하면 덧없다, 싶기도.
어쨌든 로키는 ‘체포’에 저항하지만, 자신의 죽음을 보고(시리즈 로키 시점은 2012년. 그의 죽음은 2019년 사건. TVA가 보관한 자신의 기록물을 보고 아버지 오딘의 죽음, 형 토르와의 화해, 어머니의 죽음, 자신의 죽음 등을 확인한다. 필름의 끝 ‘End of file’. 그의 죽음 이후 더 이상의 기록은 없다는 것.) 모비우스와 협력해 TVA 요원들을 살해하는 ‘또다른 변종’을 잡으러 가기로 한다. 이후 에피소드는 이 활약상. 그 변종은 다름 아닌…
자, 이제 또다른 나를 잡으러 가자. 그 본격적인 활약은 에피소드2부터. 완다비전과 팔콘 이들보다 더 흥미진진하리란 건 ‘단선적이었던’ 이전 두 작품에 비해 로키가 여러 시공간을 초월해 무궁무진한 활약을 펼칠 것이란 기대때문. 매 에피소드 뿌려놓을 떡밥들도 궁금.
One more thing. 1화를 보고 새삼 안 내용들.
1. 로키는 타노스에게 ‘진짜’ 죽은 게 맞다.
2. 로키 성별은 ‘Fluid’(유체. 유동체)이다. 남자도 여자도 아닌.
3. 로키 ‘몸빵’이다.
4. ‘노스웨스트 항공 305편 공중 납치 사건‘ 또는 ‘댄 쿠퍼 사건’ 이런 게 있었구나. 1971년 11월 24일 미국에서 발생한 항공기 납치 사건. 완전범죄이자 미국 내에서 전설로 손꼽히는 이 하이재킹 사건의 범인이 바로 로키였다는 설정.
<16:46.0612.흙.2021.完>
*이 리뷰는 ‘I Review U‘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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