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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 노예해방 ‘준틴스’ 연방공휴일 지정 2년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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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 마지막 노예 해방 기념…트럼프 ‘숟가락 얹기’ 빈축

*박영주 기자(yjpark@kakao.com)
*JUN 10. FRI at 7:54 AM CDT

6월 19일은 흑인 노예해방기념일인 ‘준틴스 데이‘(Juneteenth Day)로 연방 공휴일이다. 지난해 6월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을 미국 12번째 연방 공휴일로 지정했다.

‘준틴스’(Juneteenth)는 ‘6월’(June)과 ‘19일’(nineteenth)의 합성어이다. 2020년 백인 경찰에 의해 조지 플로이드가 목 눌려 사망하면서 미 전역에 들불처럼 번진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 Matter) 운동 영향으로 재조명되면서 준틴스가 연방 공휴일 지정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레이건 대통령 시절인 지난 1983년 ‘마틴 루터 킹 주니어 데이’(Martin Luther King Jr. Day. 1월 세 번째 월요일)가 연방공휴일로 지정된 이후 무려 38년 만이다.

준틴스 데이 탄생 배경

준틴스는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이 노예 해방을 선언하고도 무려 2년이 지난 시점에서 텍사스에 있던 마지막 흑인 노예들이 해방된 날이다. 1865년 6월 19일 텍사스 주 갤버스턴에서 미국 내 마지막 노예 흑인들이 자유의 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날을 기념하며 시작했다. 이날을 흑인들은 자신들의 독립기념일로 부르기도 한다.

남북전쟁이 한창이던 1863년 1월 1일 링컨 대통령이 노예 해방 선언을 공표했지만 당시 남부 연합 소속인 텍사스 주는 노예 해방을 끝까지 반대했다. 1865년 4월 남북전쟁이 끝났지만, 남부 지주들이 ‘소유한’ 노예들을 이끌고 텍사스주로 대거 이주하면서 이 지역 노예는 오히려 늘어났다. 텍사스주 남군 잔병들이 저항을 계속했고, 마침내 1865년 6월 19일, 북군의 고든 그레인저(Gordon Granger) 장군이 2,000여 명의 북군과 텍사스주 갤버스턴에 진격하면서 전쟁을 마무리했다.

이때 그레인저 장군이 “모든 노예가 자유의 몸이 됐다”는 장군령(노예 해방령 General Order No. 3)을 낭독해 그때까지 텍사스주에 남아있던 노예 25만 명을 해방했다. 6월 19일을 ‘준틴스 데이’로 명명해 기념하게 된 배경이다. 텍사스 흑인들은 이듬해인 1866년 갤버스턴에서 6월 19일 첫 준틴스 데이 축하행사를 치렀다.

준틴스 공휴일 지정, LA시도, 뉴욕시도…

가장 먼저 준틴스 데이를 공휴일로 지정한 것은 바로 텍사스 주다. 1979년 법안을 마련했고, 다음 해인 1980년부터 준틴스(Juneteenth) 데이를 공식 휴일로 기념하고 있다. 이후 미국 내 대부분 주에서 이날을 공휴일이나 기념일로 지정해 매년 관련 행사를 열고 있다

지난해 바이든 행정부가 준틴스 데이를 연방공휴일로 지정하면서 그동안 이를 기념일로 지정했던 각 주(State)와 시(City)의 공휴일 지정도 크게 늘었다.

지난해 6월 15일 연방 상원(만장일치)이, 이튿날인 16일 연방 하원(찬성 414: 반대 14)이 준틴스를 연방 공휴일로 지정하는 법안을 통과시켰고, 바로 다음날 바이든 대통령이 법안에 최종 서명하면서 준틴스 데이(Juneteenth National Independence Day)는 미국의 열두 번째 연방공휴일이 됐다.

일리노이주는 지난해 준틴스 데이를 공식 공휴일로 지정했다. 올해도 최근 콜로라도주, 뉴욕시, LA시 등도 이날을 공식 휴일로 지정한다고 발표했다. 이 경우 6월 19일 모든 관공서와 공립학교가 휴무, 휴교한다. 6월 19일이 토요일이면 금요일에, 일요일이면 다음 주 월요일이 휴일이 된다. 올해 준틴스 데이가 일요일이기 때문에 이튿날인 월요일(20일) 적용된다.

이날 은행도 뉴욕 주식시장도 쉰다. 우편배달도 안 한다. 단 일반 사업체나 단체, 연방기관 등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연방공휴일임에도 우리가 출근하는 이유다. 공무원과 학교만 쉬는 이런 연방공휴일이 미국에 몇 개 있다.

한가지 더. 준틴스 데이를 알리는 데 기여한 게 역설적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라는 분석도 있다.

백인 표심을 잡기 위해 대통령 재임 기간, 그 전후 노골적인 행보를 보였던 그는 2020년 6월 19일 준틴스 데이에 미국 역사상 가장 비극적인 흑인 대학살이 있었던 오클라호마 털사에서 대규모 선거 유세 집회를 열겠다고 발표해 엄청난 논란에 직면했다.

비난 여론이 비등하자 결국 트럼프는 하루 지난 20일 털사 유세를 진행했다. 이후 트럼프는 “나 때문에 준틴스 데이가 유명해졌다”며 떠벌리고 다녀 빈축을 샀다.

#기사제보(yjpark@kakao.com)

@2022 박영주의 시카고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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