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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 공개 전 넷플릭스 예고 보면서 벌써 논쟁이 있었다. 나는 ‘길’복순이라고 했고, 그는 ‘킬’복순이라 읽었다. ‘삭 베는 효과음’처럼 길의 ‘ㄱ’에 스윽 칼 베인 흔적, ‘킬’복순이 맞았다.
영어 제목도 ‘kill boksoon’이다. 킬러 복순, 그렇게 의도했다고 봐도 되겠다.
‘마침내’ 어제 3월 31일 금요일 넷플릭스가 이 영화 ‘길복순’을 풀었다. 몇 주간 충분히 예고했으니 그만큼 넷플릭스도 큰 기대를 걸었음 직하다. 기대가 큰 건 나도 마찬가지라, 봤다.
청소년 관람 불가. 러닝타임 139분. 감독은 변성현이다. 나의 PS 파트너(2012),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2017), 킹메이커(2022) 등을 연출했다. 기억 나는 작품은 나의 PS 파트너. 제73회 베를린 영화제 초청작.
간단 후기. 이 영화의 유일한 장점은 그게 영화라는 점이다. 드라마로 만들었으면 큰일 날 뻔 했다, 그런 생각.
킬러 영화다. 이벤트 회사로 포장한 엠케이(MK ENT.) 소속 청부살인업자인 ‘길복순’(전도연)이 10대 중학생 딸을 둔 엄마라는 설정이 좀 독특하다. 사람 죽이면서 딸 사랑은 극진하다. 싱글맘으로 사립학교 입학 등 여느 엄마와 다를 바 없다. “사람 죽이는 건 쉬워, 애 키우는 거에 비하면“ 이 대사가 어쩌면 영화의 전부.(딸 이름이 ‘길재영’이다. 엄마 성을 따랐다. 김시아 분)
킬러 영화 다 그렇듯 성공률 100% 킬러가 삐끗한다. 그래서 위험에 처한다. 이제 위기를 극복하면 된다. 존윅이 그렇듯 멋진 액션 폭발하고 수많은 적들을 처단하며 자신이 몸담은 본거지에서 멋진 피날레. 보면서 시청자는 대리만족. 영화 ‘아저씨’도 그렇고…
이렇게 기대했다면 오산이다. 139분 지나고 나면 그 게으른 전개와 허망한 결론에 ‘뭐지?’ 한다. 끝 뭐 놓친 거 있나 하고 되돌려봤을 정도. 정말 그게 끝이었다.
영화, 많이 늘어진다. 액션도 생각보다 적다. 존윅이나 아저씨 이런 정도 기대해 더 그렇다. 유머를 버무렸는데, 그마저 과욕인 느낌.
뭔가 어설프다, 많이. 조직의 규칙을 어기고 자신의 혈육을 죽인 조직원 길복순에 대한 회사 대표이자 역시 킬러 선배인 차민규(설경구)의 ‘뒤처리’(그리고 최후)는 더욱 그렇다. 영화가 미결로 보이는 이유. 딸을 어떻게 하는 것도 아니고 패드 보내서 킬러 엄마를 확인하게 한다. 그게 지옥이란다. 이런. 자신을 지켜준 우산을 스스로 걷어낸 길복순 운명은?
무엇보다 등장인물들이 너무 쉽게, 어이없이 죽는다. 뭔가 할 것처럼 분위기 잔뜩 띄워놓고 그냥 ’킬‘해버린다. 고작 저러려고 저렇게 캐릭터 고조시켰나 싶을 정도. 영화 ’아저씨‘에서 인상적인 연기 펼쳤던 서늘한 악당, 그 배우가 대표 사례. 저렇게 죽는다고? 장난해? 그랬다.
낯익은 배우들 많이 나온다. ‘일타스캔들’도 그렇고 개인적으로 전도연 연기를 안 좋아하는구나, 이번에 알았다. 황정민 등장하는 첫 씬, 강렬했는데, 전도연도 그렇고 이 영화도 그렇고 그게 다였다. 설경구는 이제 자기 복제도 지친 느낌.
구교환(한희성), 이연(김연지), 김성오(신상사), 이솜(차민희) 이 사람들 그렇게 활용하면 안 됐다. 이솜, 여기서 ‘안 예쁘게’ 나온다. 비슷한 시기 같이 벗은 ’더 글로리‘ 연진이(임지연)는 떡상했는데, 이솜은 그에 못 미친다. 화면빨, 연기빨 모두 손해 본 케이스.
유일하게 황정민만 빛났다. 이 영화 호평 있다면 8할은 그의 몫이다. 일본어 정말 야쿠자답게 하더라.
킬러 본능 이 영화 욕심은 많다. 재영과 소라(임재인) 두 사람 동성애 코드를 삽입했다. 키스신도 나온다. 그리고 덩달아 근친 코드. 오빠 차민규와 여동생 차민희 곳곳 야릇한 분위기. 근데 양념 수준이다. 이 영화 쿠키 아닌 쿠키 있다. 이 역시 공연한 사족.
근데 궁금하긴 하다. 애 아빠는 누구지?
<06:36.0401.흙.2023.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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