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라지 도어 고장 수리 ‘유튜브로 배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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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고 문 안 닫히고, 리모트 안되고…해결 난망, 원인은 ‘센서 이탈’

*박영주 기자(yjpark@kakao.com)
*JUN 13. MON at 10:04 PM CDT

거라지 도어(차고 문) 오작동을 고쳤다. 안 닫히는 문제는 이제 몇 개월째 고질적인 증상이지만, 지난주 금요일부터인가 아예 리모트를 이용할 수 없고, 벽에 붙은 고정 버튼을 꾹 누르고 있어야만 도어가 올라가고 내려간다. 원터치 기능이 작동 안 되는 현상. 아예 거라지 사용 못한 지 3일째, 일단 리모트로 열고 닫는 데까지는 복구했다.

거라지-리시버
이게 리시버. 리프트마스터 1/2 H.P 제품.

거라지 도어 때문에 속 끓인 지는 꽤 됐다. 증상은 간단하지만, 고치기 쉽지 않다. 문이 안 닫힌다. 내려왔다가 땅 한 번 차고 다시 올라간다. 처음 그 사실을 알았을 때는 ‘이러다 말겠지!’ 했다. 실제 초기에는 잘 닫히는 날이 안 닫히는 날보다 많았다. 그러다 아예 바닥 찍고 다시 올라가는 현상이 10에 아홉은 됐다.

기술자를 부르냐 마냐? 고민이 시작된 시점. 그래서 주변 물어물어 견적을 뽑아봤는데 리시버와 센서, 체인까지 모두 갈면 약 600불 정도 나왔다. 적지 않은 돈이다. 문이 아예 안 닫히는 것도 아니고, 수동으로 닫을 수도 있고 체인은 여전히 새것으로 보이고, 리시버도 이상 없는 데다 낡은 건 센서, 그것만 바꾸면 될 것처럼 보였다.

거라지 도어 고장 견적 ‘600불’…자가 수리 시도

그때부터 고민이 시작됐다. 일단 600불 안 들이고 어떻게 고치는 방법 없나, 이것저것 유튜브도 보고 알음알음 알만한 사람들한테도 물어봤다. 근처 사는 형님 직접 와서 이것저것 만져봐 제법 성과도 있었다. 근데 희한한 게 형만 자리를 비우면 이게 다시 작동이 안 됐다.

그때 문제를 해결한 것처럼 보인 방법이 ‘나사’를 조이는 것. 가장 먼저 본 건 물론 센서인데, 먼지가 끼긴 했어도 초록색 불도, 노란색 불도 들어오니 일단 이상 없는 것으로 봤다. 리시버(리프트마스터. 1/2HP 모델) 전구 캡을 열면 오른쪽 상단에 여닫는 ‘강도’를 조정할 수 있는 ‘OPEN FORCE’와 ‘CLOSE FORCE’가 보인다. 이 두 개를 약에서 강으로, 강에서 약으로 이리저리 돌리면서 문 닫히는 것을 체크해 비교적 잘 닫히는 수치에 맞춰뒀다.

처음엔 제법 잘 닫혔다. 그런데 오래 지속되지 못했다. 다시 ‘바닥 박차고 문 다시 열리는’ 현상이 이어졌다. 그러자 이런 거 잘 아는 후배 “센서 문제예요, 센서 수평을 잘 맞춰야 해요. 낡았으면 교체하고” 이런 조언에 또 혹했다. 유튜브를 봐도 그런 현상 90% 이상 센서 문제라는 진단이 대부분이었다. 거라지 한 번쯤 고장 나 봤다는 지인들도 모두 ‘센서’를 지목했다.

후배한테 이름도 모르는 수평 잡아주는 전자기기도 빌려왔다. 근데 못 썼다. 수평을 어떻게 잡는지 기계 사용법 자체를 몰랐다. 후배한테 구박만 받고 반납했다. 여전히 나는 ‘센서 문제는 아닐 것’에 더 강한 믿음을 갖고 있던 터. 그냥 문 안 닫히는 불편은 그렇게 계속됐다.

그러다 유튜브에서 이 영상을 봤다. (Garage door closes, but then opens again!!?? Learn how to fix!) 한 마디로 ‘닫음 나사’(‘CLOSE FORCE’. 한국말로 뭐라 할 지 모르겠다.)를 ‘이빠이’ 오른쪽으로 돌리라는 것. 중간 어디쯤 맞춰가며 오작동을 줄여왔는데, 그렇게 하면 문 잘 닫힌다니 안 해볼 리가. 그래서 해봤다. 되더라. 설마 했는데, 정말 문이 잘 닫혔다. 그 상태로 이번엔 꽤 오래 지속됐다. 물론, ‘완전히 고쳤다.’ 안심할 때쯤 얼마나 지나서일까, 다시 문 열리는 현상이 재발했다. 그래도 횟수는 훨씬 줄었다. (나와 같은 현상 있다면, 이 방법 추천. 된다, 정말)

거라지-리시버
리시버 뚜겅을 열면 보이는 ‘DOWN FORCE'(화살표) 저걸 스크루 드라이버 등으로 오른쪽 끝까지 돌리면 된다. 해보시라.

그다음 주목한 게 비로소 센서. 이것저것 만져보고 맞춰보고 하니 그럴 때만 문이 닫혔다. 그렇게 썼다. 안 닫히면 또 센서 렌즈 각도 조정하고, 렌즈도 닦아주고 하면 또 어떻게 문이 닫혔다. 왼쪽 센서 힘줘 각도 조절하다 고정 나사 깨 먹은 게 이즈음이었다. 임시방편 고무줄로 동여매 각도를 맞췄다.

그렇게 그나마 10번 중 그래도 6번은 닫히는 상태로 지냈다. 어떤 때는 몇 주간 잘 작동하기도 했다. 그러다 또 잊을 만하면 다시 문 열렸다. 날씨가 춥거나 비가 오면 그런 현상이 더 심해진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추론도 했다. 센서 고장 난 거 교체하자 생각하고 아마존에서 새 센서도 주문했다. 그게 5월 12일, 이것저것 정비하는 거 소질 없어, 전선 연결을 어떻게 해야 하나 하며 차일피일 미뤄 한 달 지난 지금도 옛 센서 그대로 달려있다.

거라지-도어-센서
저렇게 고무줄로 묶어 놓은 센서가 바닥에 떨어지면서 이런 사단이 벌어졌다. 오른쪽은 새로 산 센서. 포장된 그대로 있다.

2차 ‘재난’…리모트도 사용 불능, 문도 안 닫힌다

그러다 지난 주말 갑자기 덜커덩 문이 아예 안 닫혔다. 리모트도 안 먹고, 벽 고정 버튼을 꾸욱 누르고 있으면 거라지 도어가 올라가고 내려오기는 한다. 그거 외 아무것도 안 됐다. 리모트 클릭하면 리시버 등만 깜빡깜빡하는 현상 지속. 이게 무슨 현상인지 알 턱이 있나. ‘이번엔 정말 사람 불러야겠다’ 생각하면서 3일을 보냈다. 이사 와 이렇게 많이 거라지 아닌 현관문으로 출입한 적이 없었다. 당연히 불편.

내일 아는 형 통해 사람 부르자 결정해놓고, 오늘 마지막으로 한번 어떻게 해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유튜브를 찾았다. 리모트 안되는 거 리시버와 싱크(프로그래밍)하는 법(How to program a Garage Door Remote & change battery LiftMaster Chamberlain)도 이 덕분에 알았다.

이건 간단하다. 리시버 뚜껑 열면 오른쪽 윗부분에 ‘Learn’ 버튼이 있다. 그걸 눌러주면 그 위 불이 들어온다. 이때 30초 안에 리시버 가까이 둔 리모트 의 개폐 버튼(리프트마스터 리모트 경우 맨 오른쪽 버튼)을 길게 눌러주면 리시버 전구가 한번 깜빡 불 들어왔다 꺼진다. 그럼 끝. 이제 리모트 버튼 누르면 거라지 도어가 열고 닫힌다.

거라지-리시버
‘런'(Learn) 버튼(원 안 화살표)은 리모트 프로그래밍, 키패드 핀 넘버 설정 등에 이용할 수 있다. 거라지 리시버의 핵심 버튼이다.

근데 난 그래도 리모트가 작동 안 했다. 리모트를 누르면 계속 리시버 전구가 깜빡거리는 현상이 계속됐다. 문제가 뭐지? 왜 그러지? ‘안 되나 보다’ 포기할 무렵 ‘혹시나’하고 다시 유튜브 검색. 그러다 ‘유레카!!!’ 외쳤다. 바로 이 영상(Garage Door Won’t Close And Light Flashes – How To Fix Easy) 때문. 영상 다 볼 필요 없다. 나와 같은 현상이 발생하는 앞부분, 이걸 고치겠다며 보여주는 다음 장면…

바로 센서였다. 모든 것은 다시 센서로 귀결됐다. ‘센서 문제라고?’ 그러고 보니 지난 3일 원인을 찾는다고 해놓고 정작 센서는 들여다보지도 않았다. 바로 거라지에서 센서를 확인해보니, OMG 고무줄로 묶어놓았던 왼쪽 센서가 바닥에 떨어져 있었다. 서로 마주 보고 레이저를 주고받아야 할 센서 한쪽이 바닥에 나뒹굴고 있으니 문이 닫힐 턱이 있나.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겠다는 생각보다, ‘이런 멍청한 놈’ 내 머리를 먼저 쳤다.

센서를 다시 고무줄로 묶어 렌즈 방향을 맞췄다. 그랬더니… 리모트가 작동한다. 그리고… 문이 잘 닫히고 잘 열린다. 몇 번이고 해봐도 작동 잘 된다. 이번엔 얼마나 지속될 지 모르겠지만, 일단 다시 ‘더 크게 망가졌다고 생각하기 전’으로 돌아갔다는 데서 큰 위안. 전문가 부르는 건 당분간 또 미루기로 했다.

비로소 리시버 뚜껑을 닫았다. 3일 만이다.

덤 하나.

키패드 핀 넘버 재설정하는 법.(How To Install and Program A Garage Door Opener Keypad) 이것도 어렵지 않다. 역시 ‘Learn 버튼’ 이용한다. 이 버튼을 누르고 키패드로 가서 원하는 디지털 코드 4개를 누른다. 그리고 엔터를 꾸욱 눌러주면 리시버 전구가 한 번 깜짝거린다. 그러면 설정 된 것. 단순 코드보다는 그래도 가족만 알 수 있는 보안성 있는 번호를 선택하라는 조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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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박영주의 시카고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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