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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년 ‘미국 최애’ 백화점 저가 진출…품질·가격 공세
홈굿·티제이맥스 등 경쟁 불가피…계산원 친절 인상적
*박영주 기자(yjpark@kakao.com)
*MAY 2 SUN. at 10:28 AM CDT
지난 1일(토) 집 인근 호튼몰에 있는 ‘메이시스 백스테이지’(Macy’s Backstage)를 다녀왔다. 아마존 등 전자상거래 업체에 밀려 위기를 맞은 것은 170년 전통의 ‘미국민 최애’ 백화점인 메이시스도 예외는 아니다. ‘메이시스 백스테이지’는 이를 타개하고자 메이시스가 지난 2015년 도입한 할인형 매장이다.
백화점 내 ‘숍인 숍’(Shop in shop) 형태로 공간을 할애해 이월상품을 취급하고 있다. 로스나 홈굿즈, 티제이맥스 등 아마존 공세에 아랑곳 않는 아웃렛 개념을 도입한 셈이다. 일부에서는 “노드스트롬 랙이 홈굿즈를 만나는 것”이라고 평가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일리노이에는 지난 4월 14일 문을 연 버논힐 소재 호튼몰과 스코키의 올드오차드몰(4909 Old Orchard Ctr Skokie), 리버옥스의 리버옥스 센터(1 River Oaks Center Dr Calumet City) 세 곳에서 운영 중이다. 한번 가봐야지 했던 곳, 조그만 선물도 살 겸 집 근처 호튼몰 센터(1 Hawthorn Ctr Vernon Hills)에 있는 백스테이지를 다녀왔다.
호튼몰 메이시스 백스테이지를 오픈하면서 메이시스는 “최고의 트렌드와 놀라운 스타일, 그리고 메이시스 유명 브랜드들을 이제껏 본 적이 없는 가격으로 만나볼 수 있다!”고 한껏 홍보한 바 있다. 백화점 내부 2층에 1만 1,800 평방 피트 전용 소매 공간을 확보해 다양한 트렌드 상품을 제공하고 있다.
남성과 여성, 어린이용 의류 신상품과 유명 브랜드 신제품, 완구, 가정용품, 홈오피스, 데코, 화장품, 헤어, 네일케어, 개인보호장비(PPE), 애완동물 액세서리, 아동화, 디자이너 핸드백, 액티브웨어 등 ‘있을 건 다’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
메이시 백화점 자체 헐렁한 느낌의 디스플레이를 탈피해 제법 짜임새 있게 구성돼 있다. 내부 색감도 변화를 줘, 쇼핑하기 편안한 느낌이다. 백화점 본체 규모에 비하면 ‘좁다’할 수 있지만, 아기자기한 상품 진열은 쇼핑의 편리를 돕는다. 이곳을 두 번째 방문한 이른바 ‘쇼핑 달인’ 지인은 “비교적 고급브랜드 제품을 50% 이상 할인한다는 게 매력”이라며 “주방용품 등은 홈굿즈를 대체할 만한 품질과 가격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실제 품목별 가격 태그 대부분 ’**.99 & Under’ 등을 달고 가격 경쟁력을 과시했다. 제법 시간을 갖고 둘러볼 만한 제품들도 많다. 특히 여성들 경우 주방용품이나 생활용품, 의류·신발 등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 아이들(Kids) 코너의 옷과 장난감은 양질에 저가 매력을 더해 이날 제법 수요가 있었다.
남성 신발 코너에 8인치 이하가 없다는 건 갸우뚱했다. 슬리퍼를 제외하곤 ‘발 작은 남성’은 여기서 신발을 구할 수 없다. 물어본다는 걸 깜빡했다.
토요일 오후 7시 전후 시각임에도 생각보다 사람들이 많지는 않았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특히 고객 발길이 끊긴 탓도 있겠지만, 다소 괴괴할 정도였다. 온라인에 밀렸다지만, 그래도 흥청거리며 사람들 별 모양 쇼핑백 들고 많이 오가던 코로나 이전 시절이 그리울 정도. ‘이렇게 손님 없어서 운영비는 나오나’ 내가 우려할 일 아니지만, 그런 걱정도 살짝.
백스테이지를 통해 백화점 전체 매출을 올려보자는 계산일텐데, 그 성과는 아직 미지수이다. 매장 전체 매출을 일정 정도 끌어올린다는 분석도 있긴 하다. “고객이 한 지붕 아래 두 가지 콘셉트를 모두 활용함에 따라 ‘크로스 쇼핑’이 많을 것”이라는 게 메이시스 측 기대이기도 하다.
이 곳 백스테이지 성공 여부? 잘 모르겠다. 우리 동네 가까운 곳에 홈굿즈 등 승승장구하는 아웃렛이 여전히 성업 중이다. 가야 한다면, 거길 가지 여긴 우선순위가 아니다. 고객이 이렇게 생각하면 후발주자는 승산이 없다. 고객을 유인할 상품을 얼마나 싸게 자주 많이 가져다 놓을 지도 관건.
맘에 드는 물건 사고 계산대 앞에 섰을 때 히스패닉계 할머니 친절이 반가웠다. 목소리 나긋나긋 상냥한 인사도 완전 호감. 어떻게 보면 호튼몰 메이시 백스테이지의 가장 큰 경쟁력은 이 분 아닐까, 그런 생각을 했다.
© 2021 박영주의 시카고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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