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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주 기자(yjpark@kakao.com)
AUG 7. 2023. MON at 5:29 PM CDT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주말 여자월드컵 16강전에서 패배한 미국 여자 축구 대표팀을 향해 조롱에 가까운 글을 남겼다. 자신 재임 기간 우승하고도 백악관을 방문하지 않은 대표 공격수 메간 라피노(Megan Rapinoe. 38) 등을 직접 겨냥한 보복성 발언으로 해석된다.
트럼프는 어제 6일(일) 저녁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에 올린 글에서 “미국 여자 축구 대표팀이 스웨덴에 ‘충격적이고 완전히 예상치 못한’ 패배를 당한 것은 한때 위대한 국가였던 미국이 비뚤어진 조 바이든 아래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썼다.
그는 또한 “우리 선수 중 다수는 미국에 공개적으로 적대적이었다, 다른 어떤 나라도 그런 식으로 행동하지 않았다”며 “워크(Woke)는 실패와 같다”(WOKE EQUALS FAILURE)고 비판하고 “잘했어 메건, 미국은 지옥으로 가고 있다!!! MAGA”라고 적었다.
‘워크’(WOKE)는 ‘인종적 편견과 차별에 대한 경각심’을 뜻하는 단어로 쓰였지만, 트럼프와 공화당 진영에서는 이를 진보 정책 등 이른바 ‘좌파 어젠다’를 공격할 때 쓰고 있다.
트럼프의 이런 격렬한 반응은 여자 축구대표팀, 특히 미국을 대표하는 공격수 메간 라피노를 정조준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진보적인 성소수자 운동가인 라피노는 트럼프 재임 기간 자주 마찰을 빚었다. 2019 여자월드컵 당시 라피노가 “팀이 우승하면 백악관에 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데 따른 보복성 글이라는 것이다. 당시 팀은 결국 우승했다.
라피노는 지난 6일(일) 스웨덴과의 승부차기에서 5-4로 패하면서 골을 넣지 못한 미국 선수 3명 중 한 명이 됐다. 은퇴를 앞둔 그로서는 길고 인상적이었던 국제 경력을 매우 실망스러운 방식으로 마감한 셈이 됐다.
라피노는 연장전 알렉스 모건을 대신해 교체로 투입됐다. 하지만 그는 승부차기서 네 번째 키커로 나와 첫 실축을 하며 미국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다. 베테랑 수비수 켈리 오하라까지 실축하면서 강력한 우승 후보 미국은 16강 문턱에서 탈락했다.
2022년 바이든 대통령은 라피노에게 대통령 자유 훈장(Presidential Medal of Freedom)을 수여했다. 이로써 라피노는 미국 최고의 민간인 상을 받은 최초의 축구 선수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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