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뉴스씨] 잇단 총격 ‘경찰 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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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덤 톨리도·단테 라이트 등 희생…피해자 흑인·라틴계

*박영주 기자(yjpark@kakao.com)
*APR 14. WED. at 11:59 PM CST
*[업데이트] MAR 16. WED. at 7:38 AM CST

최근 경찰 총격에 의한 사망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다시 전국이 이를 규탄하는 시위로 몸살을 앓고 있다. 전국 각지에서 벌어지는 이런 사건을 좇기도 버거울 정도. 뉴스를 듣다 보면 누가 누구인지, 어느 지역에서 어떤 사건이 발생했다는 건지 종잡을 수 없을 때도 많다.

시카고에서, 미네소타에서, 버지니아에서 벌어진 이들 사건은 특히 경찰 보디캠 등 동영상이 소셜미디어에 게시되면서 그 폭발력을 더했다. 지난해 경찰 무릎에 눌려 질식사한 조지 플로이드의 재판이 벌어지고 있는 이때 이런 사건이 잇따르면서 이를 규탄하는 목소리들도 더욱 커지고 있다. 피해자들이 흑인 또는 라틴계라는 점에서 인종차별 혐의 역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미국 사회는 다시 소용돌이치고 있다. 당장 시카고 경찰에 총 맞고 사망한 13세 라틴계 소년 애덤 톨리도 사건 관련, 총격 당시 경찰의 보디캠 동영상이 내일, 목요일(15일) 공개된다. 이미 시카고 다운타운은 또 비상 상태. 미네소타에서는 통금 속 시위대와 경찰 대치가 숱한 부상과 체포로 이어지고 있다. 안타깝고 어처구니없는 일들이 너무 자주 일어난다. 미국의 민낯이라지만, 다시 보고 싶지 않은 모습들.

‘경찰총격’ 등 최근 이슈가 되는 사건을 모아봤다.

◆시카고 경찰 총격에 숨진 13세 ‘애덤 톨리도’

[업데이트_07:38.03162022] 애덤 톨리도 총격사망 경찰 ‘혐의없음’= Cook County prosecutors declined to charge the officers in the separate shootings of 13-year-old Adam Toledo and 22-year-old Anthony Álvarez. (Tribune)

먼저 애덤 톨리도(Adam Toledo). 라틴계 13세 소년이다. 지난 12일 오전 2시께 리틀 빌리지에서 21세 ‘로만’과 함께 있었고, 총격 사건 보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도보 추격전을 벌이다 경찰이 쏜 총에 가슴을 맞고 사망했다. 최근 수년 새 시카고 경찰의 총격에 의한 사망자 중 가장 어린 나이다. 함께 있던 로만은 체포된 상태.

[업데이트_08:08.0417] 지난 15일(목) 애덤 톨리도 총격 당시 동영상 공개되면서 논란이 증폭됐다. 경찰 발표와 달리 총격 직전 톨리도가 총을 버리고 ‘빈 손으로’ 두 손 든채 총맞은 것으로 판명돼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진상 규명’과 ‘인종 정의’ 앞세워 천 명 넘는 사람들이 도심 시위에 참가했다. 시카고가 다시 들끓고 있어 우려도 커지고 있다. 로리 라이트풋 시장과 톨리도 가족들은 ‘평화 시위’를 당부했지만, 불똥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상황이다. 라이트풋 시장에 대한 비난도 증폭되고 있다.

동영상 공개 후 애덤 톨리도가 빈 손으로 양 손을 든 채 총을 맞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사진=동영상 갈무리

총 쏜 경찰 신원도 공개됐다. 2015년 8월부터 10지구에 배속된 34세 에릭 스틸먼 경관은 ‘총격 당시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Chicago Police Officer Who Shot Adam Toledo Identified as Eric Stillman)

앞서 경찰은 총격 전후 상황 관련, ‘로만이 톨리도를 옆에 두고 지나가는 차에 총격을 가했으며, 경찰이 출동해 달아나는 두 사람을 쫓았으며, 어느 순간 ‘오른손에 총을 든’ 톨리도가 경찰을 향해 돌아섰고, 그 순간 경찰이 발포해 톨리도가 가슴에 총을 맞고 쓰러졌다’고 밝혔다. 당시 경찰은 이를 ‘무장 대치 상태’라고 설명한 바 있다. 현장에서 총기를 수거했으며, 이 총은 로만이 발포한 그 총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왜 톨리도가 총을 들고 있었는지는 알려진 바 없다.

애덤 톨리도 사망현장에서 발견됐다는 권총. /사진=시카고경찰서 대변인 트위터

라틴계를 중심으로 시민단체가 발끈했고, 이에 대한 항의시위를 조직적으로 벌이고 있다. 한 운동가는 “이번 총격 사건은 시카고의 라틴계 공동체, 특히 아담에게서 자신을 볼 수 있는 젊은이들에게 더욱 충격적”이라며 “집회는 시카고 경찰의 답변과 책임을 요구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라이트풋 시장도 나서 ‘추격전 방식의 변화’를 경찰에 주문했다. 당시 경찰이 착용한 보디캠 동영상 공개 논란도 뜨거웠지만, 시카고 경찰의 위법행위를 조사하는 독립 수사기관 ‘COPA'(Civilian Office of Police Accountability)는 지난 13일, 화요일 톨리도 가족에게 이를 공개한 데 이어 결국 15일 일반 공개를 결정했다.

시카고 시는 영상이 공개된 후 시위 가능성에 대비하고 나섰다. 더 많은 경찰관이 다운타운으로 보내졌고 도로를 차단하는데 사용될 수 있는 대형 트럭들이 설치됐다. 대형 소금 트럭이 브론즈빌의 시카고 경찰 본부 밖에 배치돼 있다.

톨리도는 어머니 엘리자베스 톨리도, 90세 할아버지, 형제·자매와 함께 살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개리(Gary) 초등학교에 다녔다. 어머니 엘리자베스는 “아담의 꿈은 아이러니하게도 경찰관이 되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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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내용 정리

◆테이저 건 쏜다는 게… ‘단테 라이트’의 죽음

미네소타에서는 경찰이 테이저 건을 쏜다는 게 총을 발사해 20세 흑인 청년을 사살하는 ‘비극’이 발생했다.

사건은 지난 11일(일) 미네소타주 브루클린센터에서 20세 청년 단테 라이트(Daunte Wright)가 차를 몰고 가던 중 교통법 위반으로 경찰에 붙잡히면서 벌어졌다. 수갑을 채우려는 순간, 체포에 불응하고 그가 도주하려 하자 경찰이 그를 향해 발포했고, 총에 맞은 라이트는 몇 블록 더 운전하다 다른 차량과 충돌했고, 현장에서 즉사했다.

테이저 건을 쏜다는 게 권총을 발사했다는 게 경찰의 공식 발표이다. /사진=사건 동영상 갈무리

이 모든 광경은 경찰의 보디캠에 담겼고, 이를 근거로 조사를 마친 경찰 측은 “권총을 테이저 건으로 착각해 발사했다”고 발표했다. 실제 영상 속 총격 경찰은 “테이저, 테이저” 하는 소리를 연발하고 있다. 그러나 분노한 시위대는 26년 베테랑이 실수로 라이트를 쐈다는 경찰 발표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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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에 따르면, 라이트의 차량 백미러에 방향제를 매단 것을 보고 차량을 세웠는데, 신원 확인 결과 그가 경범죄로 영장이 발부된 상태여서 차에서 내릴 것을 지시했다. 이에 겁을 먹은 라이트의 행동이 비극적인 결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당시 그는 여자친구와 함께 차에 타고 있었다.

총격을 가한 킴 포터(Kim Potter) 경관은 26년 경력의 베테랑으로, 현장 훈련 교관으로 일하고 있었다. ‘실수’였다는 공식 발표에도 시위가 격해지자, 그녀는 경찰국장과 함께 사표를 제출했다. 검찰이 2급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를 결정하면서 체포돼 현재 수감 중이다. 유죄판결을 받을 경우 최대 10년의 징역형이 예상된다.

지난해 전국의 격렬한 BLM(흑인 생명도 소중하다) 시위를 불러왔던 조지 플로이드가 사망한 곳에서 가까운 곳에서 이번 사건이 발생했다는 점도 시위 격화의 한 원인이다. 라이트가 피격된 지점에서 불과 16km 떨어진 곳에선 쇼빈 경관의 재판이 열리고 있다. 시위가 격렬해지면서 해당 지역엔 통금이 선포됐고, 주방위군도 출동했다. 체포와 부상이 이어지고 있다.

◆육군 얼굴에 후추 스프레이…’카론 나자리오’

백인 경찰이 교통 단속하며 라틴계 흑인 군인에게 후추스프레이를 뿌려 논란이 된 사건. 사건은 지난해 12월 5일 발생했지만, 피해를 본 군인 카롱 나자리오(Caron Nazario)가 지난 2일 가해 경찰인 버지니아주 윈저 지역의 조 그티레즈(Joe Gutierrez)와 대니얼 크로커(Daniel Crocker) 두 사람을 연방법원에 고소하면서 알려졌다.

제복이 제복을. 왜? /사진=사건 동영상 갈무리

당시 동영상을 보면 버니지아주 윈저의 한 고속도로에서 새로 산 SUV를 운전하던 나자리오 중위는 경찰의 지시에 따라 주유소에 차를 세웠고 내리라는 경찰에 “무슨 일이냐”며 설명을 요구했다. 실랑이가 이어지면서 그티레즈 경찰이 그에게 후추스프레이를 뿌렸고, 경찰 둘은 나자리오 중위 팔을 꺾고 바닥에 눕힌 채 수갑을 채웠다. 이 과정에서 인종차별적인 발언도 들었다는 게 피해자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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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판이 없었다는 게 단속 이유였는데, 임시 번호판이 뒷문 위쪽 유리창에 붙어 있었다고, 결국 나자리오는 무혐의로 풀려나.

후추스프레이를 세 번이나 뿌린 그티레즈 경찰은 결국 해임됐다.

© 2021 박영주의 시카고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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