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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주·학피디 캐미 주말 볼거리…채널 종료 ‘여행의 끝’ 아쉬움
박영주 기자(yjpark@kakao.com)
APR. 17. 2025. THU at 8:40 PM CDT

즐겨 보는 유튜브 채널 손에 꼽는다. ‘유랑쓰’도 그중 하나다. 여행에 관심 많아 유튜브에서도 관련 콘텐츠를 많이 소개해준다. 차박 ‘마리라이프’도 그렇고, 유랑쓰도 그렇게 알게 된 채널. 오래됐다.
결혼하자마자 신혼집 팔아 세계 여행을 떠난다는 거, 그게 쉬운 결정은 아니다. 두 사람, ‘현주’(임현주)와 ‘학피디’(김학민)는 그렇게 했다. 그렇게 ‘집도 절도 없이’ 전 세계 유랑하는 것이 이들 콘텐츠의 핵심. 동시에 백미이기도 했다.
뛰어난 편집과 함께 영상미가 전 세계 곳곳 풍광과 어우러져 볼만한 거리를 제공했다. 특히 블랙핑크 지수를 닮았으면서도 그보다 훨씬 예쁜(그렇게 우린 인정.^^) 현주의 솔직담백한 ‘말빨’은 이 채널의 가장 큰 인기 요인이다. 그걸 알아 학피디 영상도 현주에 초점을 맞춘다.
두 사람 캐미도 만만찮다. 주거니 받거니 어떤 건 만담 수준이고, 특별한 장소나 맛에 대한 비평은 거리낌 없이 솔직했다. 술을 좋아해 스스로 자제한다고 하면서도 못 끊는 것은 그만큼 술을 ‘맛있게’ 마시기 때문. 곳곳에 묻어나는 여행 꿀팁에 대한 솔직한 조언도 큰 도움이 됐다.
겹치는 장소를 볼 때면 아주 반갑기도 했다. 나이아가라 폭포 방문 영상에서 두 사람이 방문한 ‘버팔로윙 원조집’은 특히 반가웠다. 두 사람, 우리 앉았던 바로 뒷자리에 앉아 다시 봐도 반가운 방문기를 전했다.
두 사람, 시카고도 방문했다. 현주 ‘인생여행지’로 꼽는 뉴욕보다는 박한 평가, 가령 “시카고는 작은 뉴욕같다” 이렇게 평가한 게 좀 서운했지만, 그래도 좋은 기억을 안고 시카고를 떠났다니 그걸로 됐다. 밀레니엄 파크 크라운 분수(Crown Fountain) 앞에서 현주는 주르룩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다음에 오면, 우리 집 초대할까 그런 생각도 했는데, 이젠 못하게 됐다.

한 주 끝 주말만 되면 유랑쓰와 마리라이프, 잇츠사나, 달빛소류지붕어낚시 이거 보는 재미로 살았다. 이번에 유랑쓰 오키나와 여행 편은 4일이나 지나 봤다. 두 사람 캐미 보면서 ‘그래도 오키나와는 별로네’ 이러고 있는데, 영상 끝부분 ‘그동안 시청해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런 문구…
유랑쓰 마지막은 항상 슬로우 화면에 음악 깔고 ‘Yourangss Presents’ 보여주며 끝난다. 뭐지? 하면서 혹시… 하고 댓글을 보다 채널 종료 소식을 알았다. 장문의 공지가 고정 댓글로 올라와 있더라. 불라불라… 그래서 이제 그만한다는 내용.

‘집 없이’ 세계를 떠돌던 유랑쓰가 ‘집’을 알아본다, 사업을 시작한다 할 때부터 개인적으로 조금 소홀해지기는 했다. 못 가 본 여행지에서 웃고 떠드는 두 사람을 보려고 했던 거라 ‘정착’하면 ‘유랑’쓰가 아니란 생각 때문. 그래도 지각이나마 늘 챙겨 보긴 했다.
‘집을 어디에 구하나’ 하며 두 사람 동탄을 벗어나 마포 쪽 집 알아보는 영상도 봤다. 재밌게 봤다. ‘억’대 집값에 ‘억’ 했지만, 한국 상황 모르는 것도 아니고 ‘그래, 언제까지나 해외를 떠돌 순 없었겠지’ 애정하는 마음으로 이해하며 그들 ‘임장’도 재밌게 봤다.
옷과 가방을 포함해 ‘사업’을 시작했다는 것도 물론 알고 있었다. ‘니드어냅’이라는 상호명으로 영상 속 직간접적으로 홍보도 했다. 과하면 다소 불편했지만, 콘텐츠의 일부일 뿐이었다. 그걸 대놓고 시청자 불편 줄 만큼 그런 두 사람도 아니다.
채널 종료 공지를 보고 마포 집 구하는 것과 시작한 사업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을 알았다. 그것도 아주 크게, 그래서 결국 ‘느닷없이’ 25만 구독자 채널을 종료할 만큼.
마포 집 구하는 영상은 댓글조차 막아 놨다. 두 사람이 얼마나 힘들었는지 알 수 있는 부분. 디자인 ‘표절’ 문제는 처음 알았다. 잘못했다. 그에 대한 응분의 보상과 조치를 한다니, 두 사람 그 약속은 지킬 것으로 믿는다.
이미 오래전부터 유튜브 ‘유랑쓰’를 검색하면 ‘유랑쓰 논란’이 떴다. 지금도 검색어 최상단을 차지하는 건 ‘유랑쓰 논란’이다. 그때 몇 개 본 적 있다. ‘도대체 뭐가 논란이지?’ 했는데, 개인적으로는 논란거리도 안 되는 것들이었다. 인기 유튜브 ‘조지는’ 거 올려 트래픽 빨아먹자는 사람들 대부분이었다.
이번엔 ‘표절’ 문제가 있으니 상황은 좀 다를 수 있다. 두 사람도 인정했으니, ‘안티’ 유랑쓰들 어떠할지 안 봐도 뻔하다. 렉카까지 참여했다니, 참다 참다 두 사람 ‘기브 업’하지 않았나 싶다. 자세한 내막 모르니, 그 건에 대해서는 더 할 말 없다. 더할 수도 없고.
근데 오키나와 영상 ‘여행의 끝’에 담긴 ‘끝’ ‘마지막’ 이것들의 의미를 알게 되니 무척 서운하다. 일면식도 없는 두 사람인데, 뭔가 아주 큰 것을 잃어버린 듯한 망실감. 이런 종료를 두고 누구는 ‘그들답다’, 혹자는 ‘돌아와 달라’ 한다. 몇 백 개 댓글은 온통 아쉬움 투성이다. 정말 거짓말처럼 ‘증발’했다.
이후에도 말이 많다. 누군가는 ‘채널 남아 있는 걸 보니 곧 돌아올 것’이라고 비꼬지만, 난 같은 이유로 ‘돌아왔으면’ 한다. 그냥 맘에 안 들면 안 보면 된다. 보고 싶은 거 보면 되고. 이렇게 말하지만, 두 사람 영상으로 만난 성격을 보자면 정말 안 돌아올 것 같아, 더 아쉽다.
그냥 살아가는 여행 이야기, 난 주말마다 여전히 유랑쓰를 봤으면 한다. 마음 약한 현주의 눈물을 달래고 있을 학피디를 유추하니 맘 짠하다. 아니, 학피디를 현주가 달래고 있으려나…

@2025 박영주의 시카고오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