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이 왜 라부부(Labubu) 인형에 열광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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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핑 리사 등 영향, 전세계 열풍 ‘없어서 못산다’…짝퉁도 인기

박영주 기자(yjpark@kakao.com)
MAY. 24. 2025. SAT at 2:50 PM CDT

팝마트 라부부
팝마트가 유통하는 봉제인형 ‘라부부’가 미국을 비롯해 전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팝마트

최근 전 세계적으로 팝 마트(Pop Mart)의 한정판 인형 라부부(Labubu)를 향한 어른들 열기가 뜨겁다. 더블린, 런던, 서울 등 주요 도시에서는 자판기에서 인형을 뽑기 위해 긴 줄을 서고 있으며, 구매를 위한 ‘밤샘 대기’도 흔한 풍경이다.

라부부는 홍콩 출신 아티스트 가싱 룽(Kasing Lung)이 만든 캐릭터로, 2019년부터 팝마트가 본격 유통했다. 인형은 귀여운 외형에 블라인드 박스로 포장돼 있어, 열기 전까지 어떤 캐릭터가 들어있는지 알 수 없다. 이는 ‘랜덤 수집’의 짜릿함을 더하며 팬들의 집착을 부른다.

특히 성인 여성 수집가들이 라부부에 열광하는 현상은 블랙핑크 리사가 SNS에서 해당 인형을 소개하며 전 세계적으로 확산됐다. 리한나와 두아 리파 같은 유명인들도 착용하면서 틱톡에서 특히 큰 인기를 끌었다.

블랙핑크 리사 라부부
블랙핑크 리사가 인스타그램에 올린 이 사진도 라부부 인기몰이에 큰 몫을 했다.

어떤 수집가는 “인형 하나하나에 이야기가 있고, 이는 나 자신을 표현하는 방식”이라며 인형 수집이 단순한 취미를 넘어 정체성과 감정 표현이라고 말한다.

영국 경우, 13.50~50파운드에 판매되지만, 이베이(eBay) 등 재판매 사이트에서는 희귀판이 수백 파운드에 판매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구입하기 위한 고객 간 싸움이 늘자 제조사가 영국 내 모든 매장에서 인형을 철수키로 하면서 온라인 상에서 큰 반발이 일기도 했다.

가짜 판매도 크게 늘고 있다. 온라인 상에서는 판매자로부터 가짜나 결함품을 받았다는 ‘실패’도 공유되고 있다. 이들 가짜 제품은 틱톡 등 소셜미디어 플랫폼 동영상에서 흔히 ‘라푸푸’(Lafufu)라는 이름으로 자주 사용된다.

이 장난감 열풍의 배경에는 향수, 정신적 위로, 그리고 소셜 미디어가 있다. 팬데믹 이후 라부부뿐 아니라 스미스키(Smiski), 소니 엔젤(Sonny Angel) 같은 ‘블라인드 박스 장난감’이 큰 인기를 얻었고, 이는 단순히 귀여움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전문가들은 이를 “어린 시절의 기억을 소유하려는 정서적 소비”로 해석한다.

한 수집가는 말한다. “지금 세상엔 부정적인 일이 너무 많아요. Labubu 같은 장난감은 내게 행복을 주고, 자기 표현의 통로가 돼요. 이건 단순한 플라스틱이 아니라, 나의 일부예요.”

한편, CNN에 따르면, 팝마트는 2024년 라부부 하나로 전체 130억 4천만 위안(미화 18억 달러) 매출 중 30억 위안(미화 4억 1천만 달러)을 창출했다.

@2025 박영주의 시카고오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