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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투표 시행 여부 대립 가열…시의회·주민 양분
박영주 기자(yjpark@kakao.com)
NOV 7. 2023. TUE at 11:00 PM CDT
시카고를 계속 성소도시(Sanctuary City)로 유지할 지 여부를 묻는 투표를 둘러싼 논란이 격화되고 있다. 7일(화) 열린 시카고 시의회 관련 회의가 성소도시를 반대하는 주민들 회의 점거로 중단됐다.
성소도시는 이민자 보호를 선언한 도시를 말한다. 지난해부터 텍사스 그렉 애벗 주지사가 보낸 이민자들이 시카고에 유입되면서 이들을 대하는 시카고 주민 의견도 양분됐다. 지금까지 약 2만 명이 난민이 시카고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7일 열린 시의회 특별회의에 난입한 주민들은 시카고를 성역 도시로 유지해야 하는지를 묻는 주민 투표를 요구하며 회의장을 점거했다. 결국 이날 회의는 파행으로 끝났다.
이들은 이날 브랜든 존슨 시장 지지자들이 주민 투표를 막기 위해 시카고 이민자 위기에 대한 의견을 묻는 자체 제안을 제안하자 분노했다.
대부분 아프리카계 미국인인 이들은 시카고가 이민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수천만 달러를 지출하는데 분노하며, 그 돈은 가난한 동네에 있는 시카고 주민들을 위해 사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소도시 유지 여부를 묻는 주민 투표에 대한 찬반이 가열되고 있다. 앤서니 빌 시의원(9지구)이 3월 예비선거에서 시카고가 성역 도시 지위를 유지해야 하는지 유권자들에게 묻는 주민투표를 제안한 데서 비롯됐다.
존슨 시장 지지자들은 이를 반대하며 주민투표 대신 ‘시카고 시가 자금과 거주시간 제한 등 이민자 보호소 지원에 합리적인 제한을 부과해야 하느냐’라고 묻는 대안을 제시했다.
빌이 제안한 성역 도시 주민투표를 지지한 레이몬드 로페즈 시의원(15지구)은 시장 측근들이 제안한 대체 질문은 ‘가짜 옵션’이라고 비판했다.
성소도시를 둘러싼 논쟁은 의회를 분열시켰다. 몇몇 시의원들은 최근 시카고에 도착한 2만 명 이상의 이민자들에 대한 대응으로 성소도시 지위를 재고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지만, 다른 사람들은 이민자 보호가 현재의 위기 상황과 크게 관련이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시의회 대립은 지난주 이 문제로 동료 의원에게 무례한 행동을 했다는 사실을 인정한 카를로스 라미레즈-로사 의원(35지구)이 어제 원내총무(Floor leader)에서 사임하면서 정점을 찍었다. 그는 브랜든 존슨 시장의 최측근이다.
로사 시의원은 성소도시 국민투표를 논의하기 위한 지난주 특별회의를 무산시키기 위해 동료 시의원 엠마 미츠(Emma Mitts)의 회의장 입장을 물리적으로 막아 논란이 됐다.
시카고는 1985년 당시 해롤드 워싱턴 시장이 지역 공무원이 이민 신분에 근거해 도시 서비스를 보류하거나 조사 또는 기소하는 것을 금지하는 명령을 내린 이래로 성소도시로 간주돼 왔다.
주민투표를 발의한 빌 의원은 “해롤드 워싱턴이 이 일을 했을 때는 시대가 달랐다, 당시에는 사람들이 수천 명씩 이 도시에 들어오지 않았다”라고 주장했다.
반면 로사 의원은 “성소 도시 조례를 공격하는 사람들은 그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른다“며 “이 조례는 난민 정착과도, 현재의 위기와도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날 중단된 규칙위원회 회의는 이달 9일(목) 재개될 예정이다. 어떤 결론에 도달하든 ‘시카고=성소도시’란 믿음의 균열은 돌이킬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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