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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백하고 얼큰한 집밥 느낌 여전…쫄면·대구탕 등 추천
시카고 서버브 한인들 많이 사는 노스브룩(3582 Milwaukee Ave, Northbrook, IL 60062)의 한인식당 ‘만나’ 혹은 ‘만나설렁탕’은 지금 살고 있는 곳 이사 오기 전 건너편 아파트에 살 때부터 왕왕 들렀던 곳이다. 집밥같은 느낌. 반찬부터 깔끔한 게 맛도 있었다. 그때는 ‘오리탕’ 또는 ‘꼬리 도가니 설렁탕’을 자주 먹었다. 이왕 먹을 거 “건강 생각해서 먹어라” 그런 주문 때문이었다.

정말 오랜만 ‘만나’에 다녀왔다. 그 옆 새로 생긴 요리주점 ‘꾼노리’(KUNNORI)도 답사차 가볼까 했지만, 우선 순위에서 옆 집에 밀렸다.
저녁 먹을 시각, 들어갈 때 반쯤 찼던 테이블은 우리 앉자마자 금새 꽉 찼다. 두 어 테이블은 외국인들이었다. 이제 한인식당에서 외국인 보는 건 한인 만나는 것보다 더 일상이다. 좋은 징조다.
이날 아점(브런치)으로 라면만 먹은 상태라 배도 고팠다. 함께 간 ‘손 큰’ 일행 또 사람 수 넘치게 시켰다.
쫄면(15.99불), 충무오징어김밥(16.99불), 떡볶이오징어볶음(29.99불), 만나손만두(8개. 14.99불), 대구탕(매운/지리) 20.99불.
쫄면은 0순위였다. 일행 4명 중 절반이 이게 먹고 싶었다. 매콤달콤한 맛 가득한 양념이 쫀득한 면발과 어우러져 허기진 배를 달랬다. 양도 제법 많아 나눠먹기 충분했다. 역시 한국인 입맛은 그저 매운 게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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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오징어김밥은 비주얼 담당이다. 오징어 양념 버무린 속 가운데 두고 12개 충무김밥이 방사선 형태로 가지런히 정렬돼 있어 딱 인스타그램용이다. ‘크기 줄고, 갯수 적어진 것 아니냐’는 지적 있었지만, 나중 구글 사진 뒤져 예전 사진 확인 결과 아닌 것으로 판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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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충무깁밥’이냐 누가 물어, “예전 충무 뱃사람들 간편하게 김밥 먹기 위해 김밥 따로 속 따로 한 게 간편식으로 퍼진 것”이라고 다른 일행이 설명했다. 내가 알기에도 그래, 그냥 고개만 끄덕였다.
떡볶이오징어볶음은 가격 대비 양이 적은 느낌이었다. 사람들 입맛에 맞았는지 젓가락질은 이 음식에 제일 분주했다. 남은 국물이 또 일품이었다. 공기밥(1불) 시킨 거, 반 이상을 여기 국물에 비벼 먹었다. 새콤 매운 맛이 오히려 식욕을 돋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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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손만두는 ‘나, 손으로 빚은 거’ 하는 모양새로 큼지막한 덩어리 8개가 나왔다. 베어물면 속도 꽉찼다. 고기만두인데, 시킨 것도 많아 결국 다 못 먹고 3개 남겨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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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탕도 반응이 좋았다. 대구 두 덩이 살 두툼했고, 얼큰한 국물맛이 기대했던 탕 맛 그대로였다. ‘어디 가서 국물 많이 먹지 마라, 속 버린다’ 이런 주문 귀 따가운데, 오늘은 식욕에 양보했다. 얌전하게 떠있는 새우 한 마리는 형에게 양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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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징어 들어간 요리가 많았는데, “요즘 오징어 많이 비싸대” 누가 그랬다. ‘오징어 한 마리 9,900원’ 한국에 있을 때 이거 유행했고, 많이 먹었는데, 이렇게 가격 올랐다면 그 사람들 어떻게 장사하나 그런 생각 했다. 오징어 많이 잡혀 요리마다 듬뿍듬뿍 담겼으면 좋겠다.
가격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에 비해 요리마다 각각 2~4불 올랐다. 한 예로 충무오징어김밥 경우 4년 전인 2019년 1월 당시 가격이 12.99불이었다. 물가 등을 고려해 식당들 입장에서도 고육지책인 셈인데 손님들 입장에서는 그만큼 부담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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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이제 일요일과 월요일 휴무이다. 메뉴판 바뀐 것과 함께 4년 전 일요일만 쉬었던 것에 비해 변화라면 변화다. 그래도 ’NO MSG 미원’ ’TO GO도 역시 맛집 만나’ 이 문구는 메뉴판에 그대로이다.
다음에 오면 도가니 회무침(대. 35.99불) 함 먹어봐야겠다. 오리탕(17.99불) 맛 여전한지도 궁금하다. 데스플레인 엘머스트길 ‘녹원’ 주인장 몽골 사람으로 바뀌었다니 그 맛 염소탕 대신 이제 만나에서 오리탕에 기댈 수밖에.
<시오 맛집 리뷰 대원칙 둘>
1.맛평은 주관입니다.
2. 집밥이 최고입니다
박영주 기자(yjpark@kakao.com)
FEB 4. 2024. SUN at 5:36 PM CST
@2024 박영주의 시카고오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