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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 주지사 서명 후 주민투표로 부결…일리노이는?
*박영주 기자(yjpark@kakao.com)
*FEB 23 TUE. at 8:44 AM CDT
프리츠커 주지사가 22일 금전 보석(cash bail)을 폐지하는 내용 등을 담은 ‘하원입법 3653’(HB 3653)에 서명했다. 이는 2023년 1월부터 효력을 발휘한다. 경찰협회 등 이해 당사자들의 많은 반발에도 주지사는 하원과 상원을 통과한 이 법안에 서명함으로써 일부 후유증도 예상된다.
이 기사가 쏟아지면서 일리노이가 ‘금전 보석제도를 폐지한 미국 내 첫 주(state)가 됐다’는 분석이뒤따랐다. 일부 언론에서는 ‘완전하게’(fully) 폐지된’이란 표현도 썼다. 하나의 이정표를 세운 셈인데, 관련 기사를 구글링하다 캘리포니아 등 다른 주에서도 이를 ‘폐지했다’는 뉴스가 있어 앞뒤사실 관계가 궁금했다.
실제 캘리포니아에서는 지난 2018년 8 월 당시 제리 브라운 캘리 주지사가 주정부의 현행 보석금제도를 폐지하는 법안에 서명했다. 대신 재판 전 누가 감옥에 가야 하는지 결정할 수 있는 더 큰 권한을 판사에게 부여 하는 법안으로 대체했다. 당시 뉴스는 ‘이 법안은 2019년 1월부터 시행된다’고 보도했다. 시차를 두고 시행하는 건 일리노이도 마찬가지.
그러나 결과적으로, 이 법안은 시행되지 않았다. 주지사 서명 이튿날부터 가장 큰 이해집단인 보석채권 업계가 이를 저지하기 위한 주민투표를 위해 서명에 돌입한 것. LA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캘리 보석 채권산업은 미국 전체의 1/4을 차지할 정도로, 이 법이 통과되면 산업이 붕괴할 처지에 놓이자 실력 행사에 들어간 것.
그리고 불과 몇 개월 만에 40만 명 이상의 서명을 받아내 주의회로부터 주민투표 승인을 받아낸다. 2020년 11월 치러진 주민투표에서 끝내 이 법안이 부결됨으로써 캘리의 ‘현금 보석금 제도 폐지’는 없던 일이 돼버렸다. 한마디로 보석채권업계의 승리. 유권자의 55.4%가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법안에는 또한 오렌지 카운티 보안관을 포함해 주 전체에서 24명 이상의 보안관이 공식 반대했다. 한 보안관은 “현금 보석금을 종식하면 피고가 법정에 출두 할 수있는 ‘중요한 메커니즘’이 제거된다”며 반발하기도 했다.
이들 외 당시 부결에는 2018년 폐지법률안을 이끌어냈던 인권단체 등 진보 진영 반대도 한몫했다. 이들은 ‘판사에게 더 많은 재량을 부여한다’는 대체 조항이 오히려 유색인종과 가난한 이들을 더많이 구금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법안 통과를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캘리포니아에서는 법안 부결 이후에도 보석금 제도 개혁을 위한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초주 의회 의원 몇 명이 보석금 제도 개혁법안을 다시 제출한 상태. 그러나 2018년 주지사가 서명했던 ‘완전한 제도 폐지’ 아닌 제도의 수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이 언론의 분석이다.
캘리포니아 외 뉴저지와 워싱턴 DC에서도 현금 보석금을 ‘거의’ 철폐한 상태로 전해졌다. 현금 보석금을 없애기 위한 또 다른 노력은 뉴욕과 알래스카에서도 있었지만, 이들 지역의 보석제도 개혁은 폐기됐거나 수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일리노이가 이제 ‘현금 보석 제도를 완전하게 폐지한 유일한 주’로 평가받는 이유이다.
2018년 현금 보석제 폐지 법안에 서명하면서 브라운 당시 주지사는 “오늘 캘리포니아는 부자와가난한 사람들이 모두 공정하게 대우 되도록 보석 제도를 개혁한다”고 선언했다. 프리츠커 주지사도 법안에 서명한 후 “이 법안이 모든 사람을 공정하게 대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발은 여전하고, 일리노이에서도 아직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고 생각하는 것은 그냥 기우일까.
© 2021 박영주의 시카고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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