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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주 기자(yjpark@kakao.com)
FEB 11. 2024. SUN at 9:17 PM CST
시카고 지역 대표 장학기금 음악회인 ’미래를 여는 음악회‘ 제17회 바리톤 김기봉 독창회가 11일(일. 시카고시각) 성황리에 끝났다. 250여 명이 공연장을 대부분 메운 가운데 ‘신청곡이 있는 독창회’에 대한 청중들 호응도 뜨거웠다.
이날 오후 4시 일리노이 샴버그 소재 앨러슨 프레리 아트 센터(Al Larson Prairie Center for the Arts)에서 열린 미래를 여는 음악회에서 바리톤 김기봉은 피아노를 맡은 이소정 교수(저드슨대 피아노과)와 무대를 달궜다.
1부에서 바리톤 김기봉은 고향과 행복, 삶을 주제로 ‘고향의 노래’ ‘목련화’ 등 한국 가곡과 오페라 파우스트에 나오는 ‘이 마을을 떠나기 전에’(Avant de quitter ces lieux), 사랑의 묘약 ‘그 옛날 파리스처럼’(come paride vezzoso) 등 아리아를 불렀다.
15분 휴식 시간을 거쳐 진행된 2부에서 그는 ‘봄처녀’와 ‘그네’, ‘아무도 모르라고’, ‘오라’ 등 4곡을 연가곡으로 불렀다.
이날 음악회 가장 이색적인 코너는 그 뒤 이어졌다. 입장하면서 관객들은 따로 받은 신청곡 리스트에서 각 3개씩 선호하는 가곡을 선택해 제출했다.
이 중 추려진 인기곡 7곡을 김기봉 바리톤이 즉석에서 불렀다. 이날 사회를 본 이진헌씨는 “음악회 사회를 몇 번 봤지만, 콘서트같은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선정 곡은 ‘청산에 살리라’, ’선구자‘ ‘보리밭’ ’구름이 흘러가는 곳‘ ‘비목’ ‘가고파’ ‘그리운 금강산’ 등 7곡이었다. 1위로 뽑힌 그리운 금강산을 부를 때까지 노래가 끝날 때마다 관중 호응은 더욱 커졌다.
사회자가 돌발적으로 ‘목련화’를 재신청하고, 무대 주인공이 ‘별’을 관객에 추천해 부르는 등 이날 파격적인 진행이 이어졌다.
김기봉씨는 “동요이면서 가곡 같기도 한 ‘별’을 신청하고 싶다”고 말한 후 이병기 시·이수인 곡의 이 노래를 불렀다.
앵콜은 따로 없었다. 한 시간 반 동안 이미 20곡에 가까운 노래를 소화한 바리톤 김기봉과 이소정 교수의 무대 끝인사에 참석자들은 아낌없는 박수를 쏟아냈다.
이 음악회 총괄기획자이기도 한 이소정 교수는 공연 전 시카고오늘과 가진 인터뷰에서 “한국 가곡에 장점이 있는 그의 독창회로 올해 무대를 꾸민 건 내 아이디어”라며 “팬데믹 이후 흩어진 한인 정서를 한 데 모으는 데는 한국 가곡 만한 것이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의 노래도, 이를 수용하는 청중들도 이 교수의 그런 기대에 부응했다. 공연 후 무대 밖에서는 김기봉·이소정과 벅찬 인사를 함께 하려는 사람들로 넘쳐났다.
바리톤 김기봉은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성악과, 이탈리아 파르마 아리고 보이토 국립음악원을 졸업했다.
록카델레마치에 국제 성악콩쿨에서 입상했으며, 오페라 ‘피가로의결혼’, ‘라트라비아타’, ‘까밀라’ 등에서 다수 주연을 맡았다.
하이 바리톤과 베이스 바리톤을 넘나드는 음역대로 음색이 부드럽고 발음이 정확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관련기사> 제17회 미래를 여는 음악회 “올해 신청곡 받는다”
한편, 미래를 여는 음악회는 미국 유학을 원하는 한국의 음악 전공 학생을 위한 장학 기금 조성을 위해 매년 열린다.
2008년 2월 제1회 개최 이후 올해 17회째 행사로 열렸다. 그동안 모두 18명의 학생이 저드슨대 ‘전문연주자 과정’을 거쳐갔다. 올해 장학생은 현재 신청을 받고 있다.
@2024 박영주의 시카고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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