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킹스’ 시카고 시위 수만 명 참여…전국 최대 규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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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도심 가득 메운 군중 “왕 꿈꾸는 자 물러나라” 등 구호

박영주 기자(yjpark@kakao.com)
JUN. 14. 2025. SAT at 6:51 PM CDT

노 킹스 시카고 시위 CBS
주최 측 추산 ‘전국 최대 규모’ ‘노 킹스’ 시위가 시카고에서 열렸다. 데일리 플라자에 모인 시위 군중들. /출처=CBS 갈무리

14일(토), 시카고에서 열린 ‘노 킹스 데이’(No Kings Day) 시위에 수만 명의 시위대가 참여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에 대한 강한 반대를 표출했다. 주최 측에 따르면, 이 시위는 미국 내에서 열린 ‘노 킹스’ 시위 중 가장 큰 규모로 평가된다.

시카고 도심을 뒤덮은 함성과 메시지

시위대는 시카고 도심의 데일리 플라자(Daley Plaza)에 집결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시위자들은 ‘일어나 싸워라’(Rise up, fight back), ‘왕을 꿈꾸는 자는 물러나라’(The wannabe king deserves a royal flush), ‘ICE를 녹여라’(Melt I.C.E.)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미시간 애비뉴를 행진하며 트럼프 타워를 지나갔다.

한 여성 시위자는 ‘독재자 반대’(No Dictators)라는 피켓을 들고 하늘을 향해 중지를 치켜들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보도했다.

이날 오후 4시쯤, 데일리 플라자에서의 집회가 끝난 후 시위대가 시카고 이민 법원으로 행진하려 하자 시카고 경찰이 디어본과 워싱턴 교차로에서 이들을 차단했다. 경찰은 확성기를 통해 시위 허가가 만료됐으며 데일리 플라자로 돌아가라고 지시했다. 이에 시위대는 “부끄러운 줄 알라”(shame)고 외치며 반발했다.

노 킹스 시위 시카고
집회 후 시위 모습. /출처=NBC시카고

주최 측은 이번 시위가 시카고 도심 몇 개 블록을 가득 채울 정도로 큰 규모였다고 전하며, 전국적으로 2,000여 개 유사한 시위가 미국 전역의 도시와 시카고 인근 마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열렸다고 밝혔다. 주최 측은 “노 킹스는 전국적인 저항의 날”이라며 “도시 거리부터 작은 마을, 법원 계단부터 커뮤니티 공원까지, 우리는 권위주의를 거부하고 진정한 민주주의의 모습을 세계에 보여주기 위해 행동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시카고 외곽 지역에서도 뜨거운 참여

시카고 외곽에서도 시위의 열기가 뜨거웠다. 엘름허스트(Elmhurst)에서는 약 1,200명이 모여 “트럼프는 물러나라”(Trump has got to go!)를 외쳤으며, 많은 이들이 성조기와 ‘미국은 군주제가 아니다’(America is not a monarchy), ‘이것이 우리 건국의 아버지들이 경고했던 정부다’(This is the government our founders warned us about)라는 피켓을 들었다.

졸리엣(Joliet)에서는 2,000명 이상이 평화로운 시위에 참여했으며, 네이퍼빌, 에반스턴, 올랜드 파크, 알링턴 하이츠 등에서도 비슷한 시위가 열렸다.

알링턴 하이츠 노 킹스 시위
시카고 서버브 여러 곳에서도 ‘노 킹스’ 시위가 동시다발적으로 열렸다. 알링턴 하이츠 시위 모습. /사진=박건일 페이스북(@Gunil Danny Park)

시위 배경: 트럼프 생일과 군사 퍼레이드

이번 시위는 트럼프 대통령의 생일과 맞물려 진행됐으며, 같은 날 워싱턴 D.C.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계획한 약 4,500만 달러 규모의 군사 퍼레이드가 열린 날이기도 하다.

이날 ‘노 킹스 데이’ 시위는 지난 주말 로스앤젤레스에서 있었던 이민세관단속국(ICE) 급습에 대한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열렸다. 당시 트럼프는 캘리포니아 주지사 개빈 뉴섬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캘리포니아 주 방위군과 해병대를 동원해 논란을 일으켰다.

@2025 박영주의 시카고오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