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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다큐 ‘러시아 침공 7년 전 우크라이나 존엄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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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터 온 파이어: 우크라이나의 자유투쟁’ 2013~14년 ‘93일간의 반정부 투쟁’ 기록

러시아가 지난 2월 24일 ‘결국’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 ‘우크라이나의 비군사화와비나치화를 위해 싸우겠다’는 말도 안 되는 명분으로 ‘특별 군사작전’을 이날 시작했다. 옛 소련 재건을 위한 푸틴의 야망이 우크라이나의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 방침을 궤멸하기 위해 제국주의적 야심을 드러낸 것. 우크라이나를 ‘먹음으로써’ 강대국의 일방 야욕을 성취하려는 푸틴의 도발.

크림반도를 합병하고 우크라이나 내 친 러시아 반군 지역을 ‘독립국’으로 인정해 이른바 평화유지군을 파병하겠다는 그의 행보는 스웨덴과 핀란드에도 ‘나토 가입 시 군사·정치적으로 심각한 결과에 직면할 것’이라는 경고도 이어진 상황. 점입가경, 이 와중에 중국은 대만 놓고 저울질.

‘생각보다’ 러시아 침공을 ‘잘’ 막아내고는 있다지만, 미국과 유럽 진영이 우크라이나 내 군사 대응을 하지 않는 한(할 수도 없는 현실적 한계) 우크라이나 함락은 시간 문제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 엄포 놓더라도 전 세계 경제 봉쇄가 얼마나 러시아를 옥죌 수 있을지는 회의적.

*WSJ이 전하는 우크라이나 현재.(02262022)

이런 상황에 넷플릭스에서 이 다큐멘터리를 ‘발견’했다. ‘윈터 온 파이어: 우크라이나의 자유투쟁(Winter on fire: Ukraine’s Fight for Freedom)’. 넷플릭스는 이 다큐멘터리를 이렇게 설명한다. ‘2013년 우크라이나에서 평화적으로 시작한 학생 시위가 93일간에 걸쳐 점차 폭력 혁명과 전국적인 민권운동으로 발전한다.’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정부에 대항해 봉기했다. 그 93일간의 기록.

당시 친 러시아 대통령(제5대)인 빅토르 야누코비치가 국민들 열망을 마다한 채 유럽연합(EU) 가입 약속을 깨고 친 러시아 행보를 보인 게 사태의 발단. ‘미래 우리 아이들의 자유와 인간 존엄성을 배반했다’며 학생들이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독립광장에 모일 것을 촉구했고 2013년 11월 21일, 장장 3개월여에 걸친 ‘반정부 투쟁’이 될지 모르고 이날 수천 명의 사람이 광장에 모인다. 후에 역사가들이 ‘존엄혁명’(Revolution of Dignity)으로 기록한 항쟁의 시작. 처음 요구는 단순했다. ‘약속대로 유럽연합에 가입하라’는 것.

그러나 이미 러시아로 방향을 튼 야누코비치 정부는 이를 철저히 무시하고 폭력적인 진압을 선택한다. 정부는 광장의 요구를 베르쿠트(경찰 특공대)와 티투쉬키(시위 진압을 위해 고용된 출소자나 범죄자)의 무차별적인 냉혹한 대응으로 진압하려 하지만, 들불처럼 번진 시위는 광장과 수도원, 거리 등에서 점차 조직화하며 극렬화 양상을 보인다.

평화시위가 무력 진압을 당할 때 자연발생적인 조직화. 때론 총보다 화염병이 더 세다.

경찰의 실탄 사용. 시위대 중 사망자가 나오고 시위와 진압은 점차 시가전으로 번진다. 대통령의 사임을 요구하는 시위대의 목소리는 전국으로 퍼지고 모든 계층과 인종, 종교가 한목소리를 내는 단계, 이렇게 존엄혁명은 93일간 이어진다.

시위 참여자들의 생생한 증언을 토대로 한 이 98분 분량의 다큐멘터리는 그렇게 해서 결국 시위 93일째 ‘야반도주하는’ 야누코비치 모습을 보여주며 우크라이나 국민의 ‘승리’를 담아냈다.

시위대는 ‘우크라이나에 영광을, 영웅들에게 영광을!(Glory to Ukraine, Glory to Heroes!)’이란 구호를 끊임없이 외쳐댄다. 국가를 부르며 단결을 끌어낸다. 검은 연기 자욱한 전장에 나부끼는 우크라이나 국기, 총탄 앞에서도 물러나지 않는 용기와 동료•친구에 대한 헌신. 말 그대로 ‘하나는 전체를 위해, 전체는 하나를 위해’ 뜨거웠던 4월 그날, 5월 그날 우리의 모습과 흡사하다.

‘봉기는 뜨겁게, 혁명은 차갑게’ 이를 실현하려는 사람들. 성 미카엘 수도원 등 성직자들이 앞장서고, 2014년 새해를 광장에서 맞으면서 시위대는 승리를 다짐한다.

국민 의사를 대변한다는 의회의 대응도 ‘민중의 지팡이’를 배반한 경찰과 다르지 않다. 시위대 헬멧 착용을 금지하는 내용 등을 담은 ‘독재법’이 시위 46일째(1.16.2014) 거수투표로 의회에서 통과된다. 사람들, 냄비 뒤집어쓰고 나와 저항한다. 독재는 해학을 못 이긴다. ‘사람들은 풍자와 반항으로 독재법을 해석’했다.

2014년 2월 20일 시위 92일째. 시위대 지도자는 정부와 합의한 내용을 발표한다. ‘12월에 대선을 치르겠다’는 것. ‘작은 승리’라지만 이미 희생 치를 대로 치른 시위대에게는 미봉책이고 간교한 계략일 뿐.

다큐멘터리는 이 장면에서 한 시위 참가자의 말을 담아낸다. “끝이라는 건 죽어야 했을 자가 죽고, 죗값을 치르지 않은 자가 죗값을 치를 때이다.”

그리고 마지막까지 투쟁을 다짐하는 사람들. 당시 현장 차량 시위대 일원의 생생한 발언. “받아들일 수 없다. 내일 오전 10시까지 사임하지 않으면 무장 공격을 감행하겠다.”

이어 93일간의 항쟁 결말. 2014년 2월 22일 일출 몇 시간 전. 야누코비치는 전용 헬기를 타고 도주한다. 당연히 선택지는 러시아.

국민을 이길 수는 없다.

다큐멘터리는 인권 단체 발표 내용을 자막으로 소개하며 끝을 맺는다.

‘광장시위 93일간 125명 사망, 65명 실종, 1,890명 부상. 몇 개월 후 베르쿠트 영구 해체. 우크라이나 신임 정부 유럽연합 협정서 서명. 야누코비치 러시아 망명. 러시아 군대 파견 친 러시아 분리주의자 지원. 러시아, 우크라이나 남부 크림반도 합병. 친 러시아 시위 우크라이나 동부로 확산. 격렬한 전쟁으로 확대. 2015년 봄까지 6천 명 이상 사망.’

그리고,

그로부터 7년 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한다. 그렇게 우크라이나 아픈 역사는 오늘로 이어진다.

2015년 작. 상영시간 1시간 38분. 감독 예브게니 아피니브스키

*예고편 보기. https://youtu.be/RibAQHeDia8

#사족1. 배우 겸 감독 숀 펜(62)이 러시아의 침공을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지난 24일 우크라이나에 도착했다. 그는 지난해부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긴장감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제작 중이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기자회견을 지켜보는 숀펜.

#사족2. 현 우쿠라이나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는 2019년 5월 제7대 우크라이나 대통령에 취임했다. 1978년 소련 태생이다. 코미디언 출신이라 대응이 미흡했다는 최근 MBC 보도가 비판에 휩싸였다.

#사족3. 우크라이나 사태 : 2. 오랜 갈등과 반목(참조자료)

#사족4. 이 다큐, 가슴 뜨겁게 봤다.

yj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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